역대 최다 160만vs3연속시즌 100만 관중
빅마켓 우뚝 선 전통의 명가 22년 만 준PO
우려 기대 공존 속 ‘한국시리즈 진출’ 목표
양 팀 모두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장땡”

[스포츠서울 | 문학=장강훈 기자] 본격적인 ‘로드 투 서울(Road to Seoul)’의 문이 열렸다. 모로 가도 잠실만 가면 되는 여정. 예방주사를 세게 맞은 팀의 기선제압으로 험로를 알렸다.
2025 KBO리그 정규시즌에서 3,4위에 오른 SSG와 삼성이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맞붙었다. 실질적 ‘가을축제’인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은 일찌감치 2만2500석이 모두 팔려 장사진을 이뤘다. 두 차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이어 3연속경기 만원사례로, 포스트시즌에서만 7만여명이 야구장을 찾아 정규시즌 못지않은 흥행열풍을 이었다.

사상 최초의 1200만 관중 시대를 연 KBO리그답게 랜더스필드는 뜨거운 응원전으로 열기를 더했다. 삼성은 단일시즌 역대 최다인 160만 관중을 돌파한 명실상부한 ‘인기구단’. SSG도 3연속시즌 홈 100만을 돌파해 ‘인천 야구의 새역사’를 썼다.
본부석 쪽에서 바라본 랜더스필드는 왼쪽 푸른물결과 오른쪽 붉은파도가 장관을 이뤄 한글날을 맞아 각 가정에 내건 태극기를 연상케 했다.
SSG와 삼성은 무려 22년 만에 준PO에서 만났다. 당시 SK가 준PO에서 이긴 후 파죽지세로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현대에게 패권을 내줬는데, 당시 현대 주역이 SSG 이숭용 감독과 삼성 박진만 감독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팀을 끌고 간 박 감독은 올해로 계약 만료. 재계약 관련 소식은 들리지 않는 상황. 처음으로 ‘가을 출전권’을 획득한 이 감독은 최대 3년 18억원에 일찌감치 재계약했다. 안정감은 SSG가 앞선다. 단기전이기에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분위기다.
삼성은 얕은 선발층이 걱정이다. 헤르손 가라비토가 준PO 1차전에서도 ‘불펜대기’ 명단에 든 건 잡을 경기를 잡겠다는 결연함이다. SSG는 장염을 핑계로 삼은 드류 앤더슨이 변수다. 외국인 투수들의 ‘몸 사리기’가 현실화하면, 선발 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라고 단언할 수 없다.
여러모로 얘깃거리가 많은 ‘가을의 전설 서막’. 팬들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터진 삼성 이재현의 홈런 덕분에 가을 축제를 만끽하기 시작했다. 2회초 SSG 최지훈의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 때는 우레와 같은 함성이 랜더스필드를 뒤덮었다.

삼성 모 코치는 “1안타라도 이기면 되는 게 포스트시즌이다. 지나간 것에 연연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SSG 모 코치는 “어쨌든 서울로 가야 한다. 삼성만 넘으면 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정규시즌 챔피언이 기다리고 있는 잠실벌로 향하는 긴 여정의 막이 올랐다. 인천과 대구, 대전을 경유하는 장도 끝에 서는 팀이 준PO 매치업에 있을지, 1200만 야구팬의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