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무려 700억 원이다. 디즈니+가 투자했다. 9부작으로 계산하면 1회차당 80억 원 수준이다. 전쟁을 앞둔 복잡한 국제정세 사이에서 UN 대사 출신 대통령 후보와 그를 지근거리에서 지키는 용병의 사랑을 다룬다. 전지현과 강동원이라는 별이 떴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를 비롯해 ‘독전’ ‘아가씨’ ‘헤어질 결심’을 집필한 정서경 작가의 필력 때문이다. 국내 최고의 작가와 스타가 뭉쳤다. 제목은 ‘북극성’이다. 역대급 블록버스터의 등장이다.
정서경 작가는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커피숍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강동원, 전지현 배우를 캐스팅했다는 게 가장 큰 도전이었다. 두 아이코닉한 배우들이 출연했다.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고 말했다.

‘북극성’은 UN대사 서문주(전지현 분)가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의 배후를 쫓는 가운데, 그녀를 지켜야만 하는 국적 불명의 특수요원 백산호(강동원 분)와 함께 거대한 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전쟁으로 복잡한 국제 정세와 국내 정치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가운데 전지현과 강동원이 사랑을 나눈다.
그런 가운데 은은한 뒷말이 있었다. 강동원이 투톱 주인공이 아니라 ‘그리고 강동원’으로 크레딧에 올라간게 논란의 대상이었다. 제작진과 불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무성했다. 정 작가가 입을 열었다.
“어느 날 눈을 뜨니까 두 배우가 캐스팅이 돼 있었어요. 전지현이 어릴 적부터 카메라 앞에서 보여준 게 있잖아요. 제가 잘 발전시킨다면 대통령의 삶을 좋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강동원이 특히 감사해요. 연기도 어렵고 분량 면에서도 전지현보다 적은데 기꺼이 맡아줬죠. ‘그리고’라는 옵션 때문에 크레딧에 그 표현을 붙였어요. 강동원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함이었어요. 다른 표현이 있었다면 그걸 활용했을 것 같아요.”

의외의 포인트는 베드신이다. 멜로 분위기가 점점 짙어지고 있던 가운데 전쟁 발발을 앞두고 문주와 산호의 베드신이 있었다. 뜬금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전지현과 강동원의 베드신만으로 화제가 됐지만, 과연 개연성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도 남았다.
“배우들도 한 번도 의문을 가지지 않았어요. 20대 멜로라면 이런 장면이 받아들여지기 힘들 수 있지만, 이분들은 40대고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순간에 함께 있다면 ‘과연 베드신이 없을까’ 싶더라고요. 우리 모두 성인이기에 터놓고 얘기해보자는 생각으로 대본을 썼어요. 급작스럽다는 반응이 있는데, 두 인물의 감정이 베드신을 하기 충분한 감정에 이르렀다고 봤어요.”
기대만큼 큰 호응은 아니었다. 혹평도 적지 않았다. 인물의 정서는 물론 국제정세를 활용하는 방식도 현실과 동떨어져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전쟁을 앞둔 각 나라의 논리가 충분히 설득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제가 많이 들은 피드백 중 하나가 개연성이 없다는 말이었어요. 제 작품은 대부분 개연성이 없어요. 그래도 선은 지킨 것 같아요. 주인공이 가진 생각과 현실 사이에 경계가 있었고, 시청자들에게 받아들여진 것 같아요. ‘북극성’에선 현실적인 경계가 흐려져서 그런 부분이 개연성이 없고 허황됐다고 받아들여진 것 같아요. 전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면 흥미를 못 느끼는 것 같아요. 현실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스스로 숙제가 남았어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