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잠실=이소영 기자] “LG 야구를 잘 보여준 1차전이었다.”
LG 주장 박해민(35)은 한화와 치른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승리를 따낸 뒤 이렇게 말했다. KS 직행 티켓을 따내면서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첫 경기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2년 만의 통합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1차전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말 그대로 휴색 기간이 무색할 만큼 맹위를 떨친 경기였다. LG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 한화와 KS 1차전에서 8-2로 크게 이겼다. 역대 KS에서 1차전 승리를 거둔 팀의 우승 확률은 73.2%(41번 중 30번)에 달한다.
이날 9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박해민은 1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공·수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올시즌 홈런 3개에 그쳤던 박해민은 KS 첫 홈런까지 쏘아 올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해민은 “1차전이 가장 중요했는데, 스타트가 좋은 것 같다”고 총평했다. 특히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특급 호수비를 선보이면서 팀의 실점을 막았다. 1회초 문현빈의 잘 맞은 타구를 잡아낸 것. 한화에는 지난 4월 대전 경기에서 보인 ‘슈퍼캐치’의 악몽이 떠오른 순간이었던 셈이다. 당시 박해민은 채은성의 홈런성 타구를 마치 스파이더맨처럼 잡아내면서 화제가 됐다.
“호수비라 해줘서 감사하다”고 운을 뗀 그는 “1회라서 그랬는지, 사실 첫발 스타트가 늦었다. 그래도 초반부터 그런 플레이를 보여서 좋았다. 앤더스 톨허스트에게도 도움이 되는 수비라 다행”이라고 전했다.

5회에는 ‘깜짝’ 홈런까지 터졌다. 박해민은 선두타자로 나선 5회말, 문동주의 5구째 커브를 통타해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는 “맞자마자 넘어갔다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밝히며 “파울만 안 되길 바랐다. 생각보다 살짝 넘어갔는데, 안 넘어갔으면 월드스타가 될 뻔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홈런을 칠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며 “출루가 목적이었는데, 최상의 결과나 나와서 기분이 정말 좋다. 대전 팬 원성은 세 번만 더 들을 것”이라고 재치 있는 농을 쳤다.
직전 플레이오프(PO)에서 MVP를 따낸 만큼 기세가 예사롭지 않던 문동주를 상대로 작렬한 홈런이기에 의미가 더 컸을 터. “(문동주는) 워낙 좋은 투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우며 “우린 라인업도 좋다. 서로 믿고, 누가 못 치면 또 다른 누군가가 해줬기에 잘 공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LG는 총 7개의 안타를 몰아쳤다. 박해민은 “타격감이 좋다.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줬다”며 “이천에서부터 전력 분석을 비롯해 타격 코치님들과 160㎞ 빠른 공을 보게 해주셨다. 그 덕분에 우리가 터졌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한화 타선에 대해선 “감이 좋은 것 같다. 톨허스트가 잘 끊어냈고, 외야도 마찬가지”라며 “LG 야구를 잘 보여준 1차전이었다”라고 말했다. ssho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