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찬, 24년 몸담은 삼성 떠나 SSG로
사상 첫 ‘같은 팀-1군 형제 코치’ 탄생
SSG가 조동찬 코치 높이 평가
조동화 코치 “형제가 같이 잘하겠다”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이게 또 그림이 이렇게 되네요.”
12년 만에 한 구단에서 뛰는 ‘형제 코치’가 나왔다. 조동화(44) 코치와 조동찬(42) 코치다. 조동찬 코치가 SSG로 옮기면서 탄생했다.
조동화-조동찬 형제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형제 선수로 활약했다. 같은 팀에서 뛴 적은 없다. 조동화 코치는 SSG, 조동찬 코치는 삼성 ‘원클럽맨’이다. 선수 은퇴 후 코치로도 같은 한 팀에서 뛰었다.
이제 두 코치가 한 팀에서 뭉친다. 조동찬 코치가 최근 SSG 이적을 확정했다. 24년 삼성 생활을 접고 인천으로 향한다. 손시헌 수비코치가 두산으로 떠나면서 공석이 된 자리를 맡는다. 돌고 돌아 형제가 같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게 됐다.

조동화 코치는 현재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중이다. 조동찬 코치도 29일 넘어간다.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갔다가 일시 귀국했고, 29일 다시 가고시마로 간다. 형은 동생의 합류를 반겼다.
스포츠서울과 통화가 닿은 조동화 코치는 “어쩌다 보니 그림이 또 이렇게 됐다”며 웃은 후 “전화로 준비할 것들 좀 얘기해줬다. 삼성에 24년 몸담았다. 예의는 갖춰야 하지 않나. 정리하고, 인사하고 29일 가고시마로 온다. 이숭용 감독님이 빨리 오라고 하셨다더라”며 재차 웃어 보였다.

단순히 ‘조동화의 동생’이어서 SSG가 계약한 것이 아니다. 능력을 봤다. 조동찬 코치는 삼성에서 타격과 수비 등 주요 보직을 두루 맡았다. 특히 수비에서는 2020~2021년 내야와 외야를 아우르기도 했다.
조동화 코치는 “친동생이라는 점을 떠나서, 냉정하게 봐도 코치로서 가진 것이 있다. 감독님이 어떤지 물어보셨다. 예전에 삼성 1군에서 내야와 외야를 다 맡은 적이 있다. 그 얘기 듣고 많이 놀라셨다. 그 부분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내야에 올라와야 할 선수들이 좀 있다. 백업 뎁스도 강화해야 한다. 감독님께서 그 부분에서 (조)동찬이를 좋게 봐주셨다. 구단에서도 잘 봐주셨고, 계약까지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줄곧 파란색이던 조동찬 코치의 유니폼이 빨간색으로 변한다. 조동화 코치는 “동찬이가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꾸는 게 쉬운 줄 알아?’라며 소리치더라. 내가 생각해도 좀 어색하고, 낯설 것 같다. 본인이 가진 것을 보여주면 된다”며 웃었다.
또한 “1군에서 형제가 코치로 뛰는 게 처음이라고 하더라. 우리가 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작전·주루에서 잘하고, 동찬이가 수비에서 잘하면, 우리 팀도 좋은 것 아니겠나. 잘해보겠다.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