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 기자] 울산HD가 천신만고 끝에 수원FC를 잡고 1부 잔류를 향했다.

노상래 감독 대행이 지휘하는 울산은 9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6라운드 수원FC와 홈경기에서 후반 1분 터진 루빅손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0 신승했다.

승점 44(11승11무14패)를 기록한 울산은 이날 승점 획득에 실패한 10위 수원FC(승점 39)와 간격을 5점 차로 벌리며 9위를 지켰다. 리그 잔여 2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최소 1승 이상을 거두면 자력으로 9위를 지킬 수 있다. 반면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0위인 수원FC는 11위 제주SK(승점 35)와 4점 차이다.

1부 잔류를 두고 ‘6점짜리’ 맞대결을 앞둔 양 팀은 더는 물러날 곳이 없었다. 주중 비셀 고베(일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원정 경기(0-1 패)까지 치른 울산 노상래 감독 대행은 부분 로테이션을 단행했다. 허율을 최전방에 두고 루빅손과 윤재석을 좌우에 뒀다. 2선은 백인우와 이동경에게 맡겼다. 3선은 정우영을 배치했다. 포백은 조현택~김영권~정승현~윤종규로 구성했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수원FC 김은중 감독은 싸박을 최전방에 두고 이재원, 루안, 한찬희를 2선에 배치했다. 김경민과 안현범을 좌우 측면에 뒀다. 이시영~이현용~최규백~이용이 포백 수비를 맡았으며 골키퍼 장갑은 안준수가 꼈다.

전반 울산은 수원FC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후방 빌드업을 펼쳤지만 템포가 느려 수원 압박에 끊기기 바빴다. 부상에서 돌아와 6개월 만에 실전 경기를 치르는 윤종규는 오른쪽 측면에서 몇 차례 볼 제어 실수로 수원FC에 위기를 내주기도 했다. 특히 전반 18분 루안이 윤종규의 공을 따낸 뒤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을 파고들어 때린 슛이 살짝 벗어났다.

울산은 앞서 전반 16분 U-22 카드인 백인우와 윤재석을 빼고 엄원상, 이청용을 각각 투입하며 이르게 변화를 줬다. 그러나 여전히 수원FC의 전진에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가장 유효한 공격을 펼친 건 이동경이다. 전반 24분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공을 따낸 뒤 개인 전술로 수비 2명을 제쳐 왼발 슛했다. 골대 왼쪽으로 공이 살짝 물러났다.

수원FC는 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현용이 조현택의 마크를 따돌리고 결정적인 헤더 슛을 시도했다. 조현우가 가까스로 쳐냈다. 전반 40분 역습 땐 싸박이 민첩하게 공을 제어한 뒤 슛했는데 역시 조현우가 저지했다.

양 팀이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친 가운데, 수원FC가 효율적인 압박과 역습으로 5개의 슛을 모두 유효 슛으로 연결하는 등 울산보다 나은 경기력을 뽐냈다.

하지만 울산은 후반 킥오프 1분 만에 분위기를 바꿨다. 베테랑 이청용이 크로스 상황에서 정면으로 흐른 공을 따낸 뒤 옆에 있는 루빅손에게 연결했다. 그가 수원FC 수비를 벗겨낸 뒤 때린 벼락 같은 왼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수원FC 수문장 안준수가 손을 쓸 틈도 없는 미사일 같은 슛이었다.

반격에 나선 수원FC는 후반 8분 안현범이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흐른 공을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다. 울산 정승현이 몸을 던져 저지했다. 이어진 울산의 역습 때 엄원상의 패스를 받은 이동경이 회심의 왼발 슛을 때렸다. 공이 수원FC 골문 오른쪽 구석을 향했는데 안준수가 선방으로 돌려세웠다.

수원FC는 후반 13분 안현범을 빼고 부상에서 회복한 윌리안을 투입했다.

6분 뒤 수원FC는 이용의 크로스 때 싸박이 머리로 떨어뜨린 공을 윌리안이 잡아 뒤에 있던 한찬희에게 연결했다. 그가 슛을 시도했는데 정승현이 다시 몸을 던졌다. 곧이어 코너킥 상황에서도 교체로 들어간 윤빛가람이 골대 왼쪽에서 노마크 오른발 슛을 시도했는데 조현우가 막아섰다.

팽팽한 힘겨루기 속 양 팀은 후반 33분 나란히 2장의 교체 카드를 추가로 썼다. 울산은 정우영과 윤종규를 불러들였다. 트로야크, 서명관이 각각 투입됐다. 수원FC는 김경민과 이용 대신 안드리고, 황인택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다시 반격 모드로 나선 수원FC는 후반 37분 윌리안의 슛으로 얻어낸 코너킥 때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루안의 킥을 공격에 가담한 최규백이 골문 앞에서 노마크 헤더 슛으로 연결했다. 득점과 닿는 듯했는데 조현우가 놀라운 반사 신경으로 쳐냈다.

울산은 후반 40분 역습 기회에서 엄원상이 오른쪽 측면을 질주, 왼쪽으로 달려든 이동경을 향해 크로스했다. 그러나 수원FC 이시영이 끝까지 달려들어 발을 갖다 댔는데 공이 골대를 때리고 물러났다.

일진일퇴 공방전 속 수원FC는 후반 추가 시간 막바지 기적의 장면을 만드는 듯했다. 싸박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어 울산 골문을 가른 것이다. 그러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오프사이드로 확인됐다. 울산벌은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수원FC 서포터와 벤치는 고개를 떨어뜨렸다. 결국 종료 호루라기가 울렸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