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유일 태극마크 성영탁

“형들이 잘해줍니다”

2026 WBC도 나가고 싶어

“오타니 붙으면 재미있겠죠”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오타니와 붙으면 재미있겠죠.”

올해 이렇게 잘할 것이라 예상한 이가 몇이나 될까. 심지어 10라운드 지명자다. 제대로 터졌다.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노린다. KIA 성영탁(21)이 주인공이다. WBC에서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와 붙고 싶단다.

성영탁은 올시즌 그야말로 혜성같이 등장했다. 2024 KBO 신인드래프트 10라운드 지명자. 전체 96번이다. 첫시즌은 정식 선수도 아니었다. 올해 정식 선수로 올라섰다.

결과는 대박이다. 45경기 52.1이닝, 3승2패7홀드, 평균자책점 1.55 찍었다. 데뷔 후 17.1이닝 연속 무실점도 기록했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역대 1위다. KBO리그 전체로 봐도 역대 3위에 해당한다.

이를 바탕으로 체코-일본과 평가전에 나설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체코와 2차전에 등판해 1이닝 퍼펙트 일궜다. 딱 8개 던졌다. 투심-커브-슬라이더. 투심 최고 구속은 시속 145㎞다. 시속 150㎞를 손쉽게 던지는 투수가 즐비한 대표팀이다. 그러나 구속이 전부는 아니다. 잘 막으면 가장 좋은 법이다.

성영탁은 “구속은 생각하지 않았다. 빠르게 이닝을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 그게 잘됐다. 시속 150㎞ 던져도 스트라이크 못 던지면 의미가 없다. 내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스피드 생각하면 안 된다. 더 내려고 하다가 다른 것도 안 된다. 겨우내 잘 준비하면 스피드도 더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 부상만 없으면 올해처럼 끝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KIA에서 성영탁 딱 한 명 대표팀에 왔다. 현재 KIA의 현실인 셈이다. 성영탁으로서는 외로울 법도 하다. 동료들이 잘 챙겨줘서 문제는 없다.

성영탁은 “와서 많이 친해졌다. 형들이 잘 챙겨주다. (곽)빈이 형, (손)주영이 형, (원)태인이 형이 잘해준다. 태인이 형에게는 체인지업 물어봤고, 잘 알려주셨다”며 웃었다.

이어 “KIA를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혼자 있다고 외로운 것은 아니다. 그저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평가전일 뿐이다. 진짜는 2026 WBC다. 승선 여부는 알 수 없으나, 꼭 가고 싶다. “유명한 선수들과 붙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다 똑같은 선수 아닐까. 오타니 선수 상대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