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찬호, ‘곰들의 모임’ 참석

두산 박찬호로 팬들에 첫인사

KIA 팬들에게도 마지막 인사

“(양)현종이 형 상대할 때는 찡할 것 같다”

“받은 사랑 절대 잊지 않겠다”

[스포츠서울 | 잠실=강윤식 기자] “그동안 받은 사랑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박찬호(30)가 두산 선수로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했다. ‘2025 곰들의 모임’에서 새 유니폼을 입고 두산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새 출발을 하는 뜻깊은 자리. 박찬호는 자신의 20대를 밝게 빛내준 KIA 팬들을 향한 인사 또한 잊지 않았다.

두산이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곰들의 모임을 진행했다. 곰들의 모임은 한 시즌 동안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준 ‘최강 10번 타자’, 두산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한 팬 페스티벌이다.

2026시즌에 앞서 새롭게 합류한 코치, 선수들이 팬들에게 첫인사를 건네는 시간도 마련됐다. 2026시즌 프리에이전트(FA) 1호 계약자 박찬호도 ‘두산 박찬호’로 팬들 앞에 섰다.

본격적인 행사 시작 전 취재진과 만난 박찬호는 FA 계약 후 근황을 밝혔다. 그는 “이틀 정도는 축하 연락에 답변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나머지는 서울 집을 알아봐야 해서 너무 정신없이 보냈다”고 돌아봤다.

박찬호는 2014년 KIA에서 프로 데뷔했다. 그리고 올해까지 KIA를 위해 뛰었다. 그런 정들었던 팀을 떠나야 하는 상황. 당연히 마음이 편치 않다. KIA 선수들 역시 박찬호와 작별이 아쉽기만 하다.

박찬호는 “이의리 김도영 윤도현 등 젊은 선수들이 많이 아쉬워하더라”며 “(양)현종이 형도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걸 보니까 마음이 조금 이상했다. 송별회를 열어준다고 했는데, 송별회는 KIA 마무리캠프 다녀와서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현종을 향한 감정이 각별하다. 취재진에게 양현종이 보낸 장문의 메시지를 소개하려다가 북받치는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찬호는 “다른 건 몰라도 현종이 형 선발 때 타석에 들어가면 마음이 찡할 것 같다. 아마 첫 타석은 마음이 치기 힘들 것 같다. 최대한 냉정하게 해보겠다”고 말했다.

KIA 유니폼이 아닌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 서는 것도 벌써 걱정이다. 박찬호는 “박수가 나오면 진짜 눈물이 나올 것 같다. 그만큼 정이 많이 든 팀이다. 내 20대 전부를 함께했다. 아이들도 다 거기서 낳았다. 여러모로 나에게 큰 팀”이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진짜 너무 감사했고,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제가 그동안 받은 사랑 절대 잊지 않고 가슴에 새겨 놓고 선수 생활을 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었지만, KIA를 향한 여전한 애정이 느껴졌다. 10년 넘게 몸담은 친정을 향한 박찬호의 ‘진심’이다. skywalk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