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박해민 65억-38세 김현수 50억

43세 최형우도 30억 이상 전망

FA 나이에 민감하던 구단들

이번엔 ‘잘하면’ 지갑 연다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확실히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생물’ 같다. 시시각각 변한다. 연 단위로 끊어도 변화가 보인다. 2026 FA는 또 놀라운 구석이 있다. 이제 ‘나이’는 걸림돌이 아닌 분위기다.

2026 FA 시장이 지난 9일 문을 열었다. 살짝 잠잠하다가 18일 첫 계약이 터졌다. 박찬호가 두산과 4년 총액 8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이후 줄줄이 쏟아지는 중이다.

주목할 부분이 있다. 베테랑의 ‘약진(?)’이다. 대표적으로 박해민과 김현수다. 30대 중후반인데 거액 계약을 따냈다. 눈여겨볼 부분이다.

우선 박해민이다. 2023년 LG 통합우승 주역이다. 2025시즌에도 통합우승 일등공신이다. 캡틴으로서 후배들도 잘 이끌었다. 팬들의 지지도 절대적이다. ‘트중박(트윈스의 중견수 박해민)’이라 했다.

그리고 시즌 후 FA가 됐다. 2021시즌 후 LG와 계약할 때 4년 총액 60억원이다. ‘대박’이라 했다. 두 번째도 마찬가지다. 지난 21일 LG와 4년 총액 6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첫 번째보다 더 큰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다른 팀에서 10억원 더 불렀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만큼 인기 있는 매물이었다는 얘기다. LG는 박해민이 필요했고, 아낌없이 쐈다. 박해민도 돈보다 LG를 택했다.

4일 후 김현수의 새 팀이 정해졌다. KT와 FA 계약을 맺었다. 3년 50억원이다. 계약금 30억원에 연봉 총액 20억원. 옵션 없이 전액 보장 계약이다.

2015시즌 후 첫 FA가 됐고, 메이저리그(ML)에 진출했다. 2년 보낸 후 KBO리그로 돌아왔다. LG와 계약했다. 8시즌 보냈다. 2022시즌을 앞두고 4+2년 계약을 맺었는데, 옵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2025시즌을 끝으로 FA가 됐다.

LG는 당연히 잡고 싶었다. 2025년 타율 0.298, 12홈런 90타점, OPS 0.806 기록한 타자다. LG를 바꿨다는 평가까지 받는 선수다. 2025시즌 한국시리즈 MVP이기도 하다.

그러나 더 큰 돈을 제시한 KT 손을 잡았다. 샐러리캡이 빡빡한 LG도 어쩔 수 없이 보낼 수밖에 없었다. 염경엽 감독은 “군에서 돌아오는 이재원을 쓰겠다”고 했다.

박해민은 2025년 35세 시즌을 보냈다. 빠른 90년생으로 89년생들과 동기다. 이제 LG에서 36~39세 시즌을 보낸다. 김현수는 박해민보다 두 살이 많다. 37세 시즌을 보냈다. KT는 38~40세 시즌을 보장했다.

또 다른 베테랑 FA도 있다. 최형우다. 2025시즌 133경기, 타율 0.307, 24홈런 86타점, OPS 0.928이라는 ‘미친 활약’을 뽐냈다. 올해만 잘한 것도 아니다.

KIA 잔류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삼성이 등장했다. 적극 구애다. KIA도 급해졌다. 다시 수십억원 얘기가 나온다. 이쪽은 실력으로 나이를 완전히 덮었다.

이전이라면 나이 얘기가 무조건 나왔다고 봐야 한다. 많은 나이는 약점일 수밖에 없다. 구단이 ‘값을 깎을’ 이유가 됐다. 이번에는 얘기가 다르다. 잘한다면, 팀에 보탬이 된다면 지갑을 연다. 잘하기만 하면 ‘대박’이 따라온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