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영등포=이소영 기자] ‘고생 끝에 낙이 온다’를 태평양 건너 실천한 이가 있다. 우여곡절 끝에 메이저리그(ML) 데뷔 첫 해 월드시리즈(WS) 우승 반지를 차지한 김혜성(26·LA 다저스) 얘기다. 단순한 개인 업적을 넘어 한국인 빅리거 역사에도 굵직한 발자취를 남겨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특별상 영예를 안았다.
김혜성은 4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 영등포 스크린X관에서 열린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한국인 야수 최초로 WS 우승의 일원이 된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오랜만에 나선 국내 공식 석상에서 수상하며 의미를 더했다.

2024시즌까지 키움에서 활약하다 올해 다저스에 입단한 김혜성은 드라마틱한 한 해를 보냈다. 강정호를 시작으로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에 이은 키움 출신 5번째 빅리거. 마이너리그에서 출발했지만, 총 37경기에서 타율 0.268, 5홈런 2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3으로 가능성을 증명했다.
5월 초 1군 무대에 올라서는 한 달간 타율 0.422 맹타를 휘둘렀고, OPS는 1.000을 기록했다. 워낙 선발진이 탄탄한 다저스인데, 제 몫을 해낸 셈이다. 다만 부상 암초를 만나 올시즌은 71경기, 타율 0.280, 3홈런 17타점 OPS 0.699로 최종 마무리했다.

무엇보다 올시즌 현역 한국인 빅리거 가운데 유일하게 가을야구를 치렀다. 포스트시즌(PS) 로스터에도 이름을 올렸고, 한국인 야수로는 최초로 WS에서 우승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게다가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총 13번의 도루에 성공하면서 팀 내 3위를 기록했다. 이미 KBO리그 시절부터 빠른 주루 플레이로 정평이 나 있었다.
이날 특별상을 거머쥔 김혜성은 “올 한해 KBO리그에서 뛰지 않았음에도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올해는 미국에서 뛰었지만, 한국 야구를 많이 봤다. 앞으로도 흥행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뜨거운 팬 열정이 제가 나중에 돌아왔을 때도 이어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ssho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