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루머에는 칼같이 하차, 매니저 갑질 의혹엔 ‘지켜보자’ 신중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매니저 갑질과 특수상해 의혹, 1인 기획사 미등록 논란까지 겹친 방송인 박나래에 대해 제작진이 “우선 지켜본다”는 태도다. 반면 사생활 루머에 휩싸였던 배우 이이경은 주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잇따라 빠졌다. 같은 방송가 안에서 상반된 대응이다.
박나래의 경우, 전 매니저 2명은 박나래 소유 부동산을 상대로 1억 원 가압류 신청을 제기했다. 직장 내 괴롭힘, 폭언, 특수상해, 대리처방 심부름, 진행비 미지급, 24시간 대기, 가족 심부름 등 구체적인 피해를 주장하며 손해배상 소송까지 예고했다. 여기에 모친 명의 1인 기획사 주식회사 앤파크가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을 하지 않은 사실까지 드러났다.
박나래는 아직 정식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박나래 측은 “피소 건과 관련해 내부 확인을 마쳤고 법률대리인과 공식입장을 정리해 보도자료 배포를 예정하고 있다”고 밝힌 뒤, 여러 매체를 통해 “지난달에 매니저 2명이 별일 없이 그만두더니 갑자기 1억원 가압류 신청을 했다. 마음이 아프다”는 짧은 심경만 전한 상태다. 논란은 계속 커지는데, 본격적인 해명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예능 대세 박나래는 다수의 프로그램에 고정출연중이다. 5일 예정된 MBC 신규 예능 ‘나도신나’의 녹화는 취소된 것으로 알려진다.새 프로그램의 첫 출발을 앞둔 상황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선택으로 읽힌다.
이미 자리를 잡은 간판 예능의 상황은 다르다. 박나래가 진행 중인 MBC ‘구해줘! 홈즈’는 논란 이후 방송에서 박나래 분량을 편집 없이 내보냈고, 해당 회차 시청률은 소폭 하락했다. 박나래가 핵심 멤버로 활약 중인 ‘나 혼자 산다’, tvN ‘놀라운 토요일’ 역시 상황을 지켜보는 모양새다. 프로그램 특성상 박나래의 비중과 캐릭터가 큰 만큼, 제작진이 섣부른 결정을 꺼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박나래가 차지하는 존재감을 고려하면 제작진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반면 배우 이이경의 흐름은 달랐다. 지난달 20일, 자신을 독일인이라고 밝힌 A씨가 SNS를 통해 이이경의 사생활 루머를 폭로했다. A씨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삭제하는 등 혼선을 빚다가 결국 “장난으로 시작한 일”이라고 입장을 번복했다. 이후 재번복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이경은 후폭풍을 그대로 맞았다.
이이경은 처음부터 억울함을 호소하며 A씨를 고소했고, “어떠한 합의도 없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하지만 프로그램 측의 결정은 냉정했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 하차했고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얼굴을 비추기도 전에 출연이 무산됐다.
제작진이 하차를 선택하자, 이이경은 ‘면치기 강요’ 등 자신의 서운함과 억울함을 SNS에 남기며 프로그램을 겨냥하자, ‘놀면 뭐하니?’ 제작진이 뒤늦게 사과하는 모습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미 방송 편성표에서 이이경의 이름은 지워진 뒤였다.
결과적으로 같은 시기, 같은 지형의 논란 속에서 두 사람의 행보와 방송가의 태도는 엇갈리는 모양새다. 이이경 사례는 논란의 진위가 완전히 가려지기도 전에 ‘하차’부터 결정했고 박나래 사례는 논란이 본격화 되는데도 관망 기미가 감지된다. kenny@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