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올해에도 광주FC 이정효 감독은 찬란하게 빛났다.
이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코리아컵 결승에서 1-2 패배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코리아컵 결승에 올라 우승까지 노렸지만, 단 한 끗 차이로 인해 2위에 머물렀다.
이 감독은 우승 실패의 원인을 자신으로 지목했다. 이날 전반 막판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기 때문이다. 퇴장자라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그는 본지를 통해 “결과적으로 내 탓이다.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졌다”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경기 후 이 감독은 피치로 내려가 전북 거스 포옛 감독과 진하게 포옹하며 우승을 축하하기도 했다. 평소 이 감독을 향한 존중의 뜻을 자주 표했던 포옛 감독도 얼굴을 맞대며 친근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챔피언’ 타이틀을 얻지 못했지만 이 감독의 2025년은 빛났다. 지난 3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전에서 비셀 고베(일본)를 꺾고 8강에 진출한 게 하이라이트였다. 1차전서 0-2 패배했지만 홈에서 3-0 승리해 역전하는 짜릿한 승부였다.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는 강호들이 오른 8강 무대로 향한 것은 이 감독 커리어에 길이 남을 순간이었다.
이 감독은 올해에도 광주의 K리그1 잔류를 이끌었다. 막판 강원FC와의 경합에서 밀려 파이널B로 떨어지긴 했지만, 비교적 여유롭게 잔류를 확정하며 지옥 불에서 살아남았다. 누구든 강등 후보가 될 수 있는 K리그1에서 광주는 세 시즌 연속 잔류에 성공했다. 강등 단골손님 오명을 씻는 3년이었다. 특히 올해에는 팀에 여러 악재가 있었지만 극복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이 감독은 광주 지휘봉을 잡은 뒤 계속해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K리그에서 가장 확실하게 검증된 지도자임에 틀림이 없다. 전술적으로도, 리더십 측면에서도 이 감독은 성장하고 있다. 광주에서의 4년을 통해 이 감독은 ‘명장’ 반열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
시즌을 마친 이 감독은 짧은 휴식을 취한 뒤 영국으로 넘어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지켜보며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weo@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