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MBC 새 일일드라마 ‘첫 번째 남자’가 첫 방송부터 파국의 서사를 몰아쳤다. 임신 스캔들, 배신, 실종까지 한 회에 쏟아낸 전개는 ‘시간 순삭’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지난 15일 첫 방송된 MBC 일일드라마 ‘첫 번째 남자’는 30년 전 비극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드림그룹 후계자 마동석을 둘러싼 두 여자의 엇갈린 임신과 욕망, 그리고 예고 없이 터져 나온 실종 사건까지, 단 한 장면도 예측을 허락하지 않는 폭풍 전개가 이어졌다.

이야기는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드림그룹 후계자 마동석과 고아 출신 정숙희의 사랑은 아버지 마회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약속할 만큼 단단했다. 그러나 균열은 빠르게 찾아왔다. 탤런트 채화영이 시상식장에서 헛구역질을 하며 임신 의혹의 중심에 섰고, 곧이어 ‘드림 후계자와 결혼 초읽기’라는 기사까지 나오며 스캔들이 폭발했다.

동석은 강하게 부인했지만 화영은 회식 후 술에 취한 동석이 자신을 데려다줬다며 “난 동석 씨 아내가 될 사람”이라고 단언했다. 이 순간부터 화영의 욕망은 노골적으로 드러났고, 비극의 그림자도 함께 짙어졌다.

결정타는 정숙희의 임신이다. 숙희 역시 동석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상황에서 스캔들 기사를 접했고, 배신감에 오열하며 자취를 감췄다. 동석은 숙희를 찾아 헤맸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결국 마회장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동석을 프랑스 지사로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나코 해상에서 실종됐다는 뉴스 속보가 전해지며 극은 충격에 빠졌다.

이후 화영은 마회장을 찾아가 “아이를 낳아 반드시 동석 씨 아이라는 걸 증명하겠다”고 선언하며 드림그룹 며느리 자리를 향한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같은 시각, 숙희 역시 동석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마회장 집을 찾았다가 화영과 마주쳤고, 화영은 단번에 숙희의 임신 사실을 눈치챘다.

숙희를 미행해 거처까지 알아낸 화영은 멀리서 그를 바라보며 “차로 밀어버리는 거야”라는 섬뜩한 독백을 내뱉었다. 그의 욕망과 집착이 어디까지 치달을지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대목이다.

1회 엔딩은 두 여자의 운명을 극적으로 대비시키며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쌍둥이 태동을 느끼며 미소 짓는 숙희의 모습 뒤로, 미행하던 화영이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배를 움켜쥐고 “안 돼, 내 아이”라고 절규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극과 극의 엔딩은 단숨에 2회에 대한 궁금증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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