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2025시즌을 지배한 외국인 듀오 코디 폰세(31)-라이언 와이스(29)는 떠났지만, 잔상은 뚜렷하다. 이들의 성공 이후 원소속 구단이었던 한화를 포함한 구단들의 외국인 투수 선택 기준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폰세는 올해 한화를 19년 만의 한국시리즈(KS)로 이끈 주역이다. 총 29경기에서 17승1패, 평균자책점 1.89의 호성적을 거뒀다. 다승, 평균자책점, 삼진, 승률 부문 1위를 싹쓸이하면서 외국인 투수 최초로 4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메이저리그(ML) 복귀에도 성공했을 뿐 아니라, 토론토와 3년 3000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KBO리그 역수출 사례 중 가장 큰 규모다.
와이스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폰세와 함께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활약하며 데뷔 이래 처음으로 빅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다. KBO리그 통산 기록은 46경기, 21승10패, 평균자책점 3.16이다. 올해는 16승5패, 평균자책점 2.87로 호투했고, 다승 3위와 삼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과거 리그에서는 왼손 외국인 투수가 유리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지난시즌만 하더라도 왼손 투수가 줄을 이었다. 최근 들어 타자들의 적응도가 높아진 가운데 폰세-와이스의 성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한 개인의 활약을 넘어 외국인 투수 시장의 기준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다. ‘우투수’라는 사실보다, 리그에 최적화된 투구 패턴과 경기 운영 능력을 갖췄다는 점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2026시즌을 앞두고 구단들의 외국인 투수 구성에도 외국인 오른손 투수의 비중이 눈에 띈다. LG는 가을야구에서 원투펀치로 활약한 요니 치리노스-앤더스 톨허스트와 재계약했고, 한순간에 마운드의 기둥을 잃은 한화 역시 새 투수로 윌켈 에르난데스를 낙점했다. 삼성은 아리엘 후라도와 동행을 선택함과 동시에 맷 매닝과 손잡았다. 올해 팀 평균자책점 2위를 기록한 SSG도 드류 버하겐을 택했다.


외국인 투수를 전면 교체한 KT와 롯데 또한 오른손 투수로 구성을 마쳤다. 맷 사우어와 케일럽 보쉴리, 엘빈 로드리게스, 제레미 비슬리가 그 주인공이다. 라일리 톰슨을 붙잡는 데 성공한 NC는 커티스 테일러를 영입했고, KIA는 제임스 네일과 3번째 시즌을 함께 한다.
구단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오른손 투수가 유리하다. 왼손 투수에 비해 선수 풀이 넓은 덕분에 시즌 중 교체에도 비교적 ‘계산’이 서는 카드인 까닭이다. 왼손 투수의 경우 실패하면 대안을 찾기 어려운 만큼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물론 아직 뚜껑은 열리기 전이다. 과연 ‘제2의 폰세’가 탄생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ssho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