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에르난데스·왕옌청까지”

한화, 외인 투수 퍼즐 완성

2025시즌 33승 합작 ‘폰와 듀오’ 넘는 게 관건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화이트와 에르난데스, 왕옌청까지.”

한화가 외국인 투수 구성을 마쳤다. 대신 '그림이 완성됐다'고 말하긴 이르다. 2025시즌 ‘33승’을 합작하며 너무나도 강렬했던 ‘폰와(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 듀오’의 그림자를 지우는 게 관건이다.

한화는 지난 24일 오른손 투수 오웬 화이트(26)와 총액 100만달러(계약금 20만, 연봉 80만)에 계약했다. 앞서 윌켈 에르난데스(26)를 총액 90만달러에 영입했고, 대만 출신 왼손 투수 왕옌청과 아시아쿼터 계약까지 마치며 2026시즌 외국인 투수 구성을 끝냈다.

이로써 한화는 다시 한번 장신 파이어볼러 중심의 마운드 리셋에 들어간다. 화이트와 에르난데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190㎝의 건장한 체격과 시속 150㎞ 중반대의 속구, 그리고 젊은 나이까지.

화이트는 최고 시속 155㎞, 평균 149㎞의 강속구를 앞세운 오른손 정통파 투수다. 커터, 스위퍼, 커브, 체인지업까지 구종 스펙트럼도 넓다. 2018년 메이저리그(ML) 전체 55순위 지명, 상위 유망주 평가를 받았던 이력은 여전히 매력적인 요소다.

에르난데스 역시 최고 시속 156㎞에 이르는 싱커성 패스트볼을 던지는 파워 피처다. 트리플A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경험을 쌓았다. KBO리그 무대에선 구위 기반 승부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왼손 카드 왕옌청까지 더했다.

문제는 ‘기준점’이다. 폰세와 와이스, 이른바 ‘폰와 듀오’는 단순한 외국인 원투펀치가 아니었다. 폰세와 와이스는 올시즌 ‘33승’을 합작하며 한화 19년 만에 한국시리즈(KS) 무대로 끌어올렸다.

폰세는 17승1패, 평균자책점 1.89, 252삼진으로 리그를 지배했고, 정규시즌 MVP와 투수 4관왕을 차지했다. 와이스는 16승5패, 평균자책점 2.87을 적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존재감은 한화 팬들에게 오래 남았다. 플레이오프 최종전 마지막 아웃카운트의 포효는, 역사 속 명장면이 됐다.

두 사람은 시즌이 끝나자마자, ML의 부름을 받았다. 폰세는 토론토, 와이스는 휴스턴 유니폼을 입었다. 다만 공백은 ‘이해’가 아닌 ‘결과’로 평가받는다.

KBO리그는 이제 외국인 투수에게 단순한 구위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닝 소화력, 위기관리, 로테이션의 무게감, 그리고 가을야구까지 버틸 수 있는 내구성이 필요하다.

‘폰와 듀오 이후의 한화도 강한가’라는 물음표가 남는다. 155㎞의 강속구 준비는 마쳤다. 그러나 33승의 그림자를 지우는 일은, 속도가 아니라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