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대체제는 늘 준비되어 있다.”
과거 노홍철이 MBC ‘무한도전’에 출연하며 남겼던 이 발언은 결과적으로 지금의 방송가 상황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최근 예능 MC와 고정 출연자들의 잇단 활동 중단에도 방송은 멈추지 않았다. 빈자리는 빠르게 다른 인물과 방식으로 채워졌다.
박나래, 키, 입짧은햇님 등 핵심 출연자들의 이탈로 방송가는 잠시 술렁였지만, 혼선은 길지 않았다. 제작진은 출연진의 역할을 재배치하며 프로그램의 흐름을 유지했다. 특정 인물의 부재가 곧 프로그램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는 장면들이 연이어 확인됐다.
앞서 방송인 박나래와 키에 이어 유튜버 입짧은햇님(본명 김미경)도 이른바 ‘주사 이모’ A씨로부터 불법 의료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입짧은햇님은 A씨를 실제 의사로 알고 있었다고 해명하며, 현재 진행 중이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예정된 일정 역시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박나래는 불법 의료 시술 의혹과 함께 전 매니저들과의 법적 분쟁이 동시에 불거지며 활동을 멈췄다. 전 매니저들은 박나래가 직장 내 괴롭힘과 폭언, 특수상해, 대리 처방, 진행비 미지급 등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고소에 나섰다. 이에 박나래는 전 매니저들이 회사 매출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요구했다며 공갈 미수 혐의로 맞고소했다.
샤이니 멤버 키 역시 불법 의료 행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키는 병원 외 장소에서 진료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해당 인물이 무자격자라는 사실은 최근에야 알게 됐다고 밝혔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키가 지인의 추천으로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에서 A씨를 처음 만났고, 이후 병원 방문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택에서 몇 차례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가 의사 면허가 없는 인물이라는 점은 이번 논란을 통해 처음 인지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 지난 26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는 기존 고정 멤버들의 공백을 의식하게 만드는 장면 없이, 각자의 일상과 새로운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전개됐다. 하차 이슈가 서사의 전면에 놓이기보다, 프로그램은 기존 리듬을 유지했고 시청 흐름에서도 눈에 띄는 빈틈은 드러나지 않았다.
기안84는 어머니와 새 가족을 맞이하는 일상을 공개했고, 이주승은 체력 회복을 목표로 한 겨울 야외 운동과 새로운 취미 생활을 전면에 내세웠다. 고정 출연자의 하차를 직접 언급하거나 공백을 강조하기보다, 프로그램은 기존의 리듬을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tvN ‘놀라운 토요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나래, 키, 입짧은햇님이 빠진 이후 방송은 게스트 중심의 구성과 멤버 간 호흡으로 이어졌다. 최근 방송에서는 다영, 츄, 이채연이 출연해 토크와 게임으로 분위기를 채웠고, 출연진 간의 케미가 자연스럽게 전면에 배치됐다. 고정 멤버 하차에 대한 언급은 최소화됐고, 프로그램은 기존 포맷을 유지한 채 진행됐다.
연이은 논란과 하차 선언에도 방송은 멈추지 않았다. 일부 핵심 출연자의 이탈이 있었지만, 프로그램은 대체 인물과 구성 조정을 통해 빠르게 균형을 맞췄다. 최근 방송가의 흐름은 한 인물의 부재보다, 그 자리를 어떻게 채우는지가 더 중요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khd9987@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