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잔병 말고 젊은 감정으로”…김창훈 조언이 바꾼 서도 버전의 ‘독백’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조선팝’이라는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한 서도가 산울림 50주년 프로젝트에 동참한다.
서도는 산울림 멤버 김창훈이 작사·작곡한 ‘독백’을 재해석해 싱글로 발표한다. 대중에게 처음 공개되는 이번 협업은 산울림의 유산과 현재 세대의 감성이 만나는 지점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서도는 JTBC ‘풍류대장’ 우승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고, 이후 ‘싱어게인4’에 참가해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무대로 존재감을 전방위로 확산했다.
전통을 기반으로 한 서도의 음악적 궤적은, 산울림 50주년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닿아 더 증폭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산울림의 ‘독백’을 부르게 된 계기에 대해 서도는 김창훈으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도는 “김창훈 선생님으로부터 산울림 50년 프로젝트에 참여해달라 연락받았는데, 워낙 히어로 같은 뮤지션이기 때문에 너무 감사했고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김창훈이 서도에게 맡긴 곡은 ‘독백’이며, 2월에 싱글앨범으로 나올 예정이다.
작업 과정은 꽤 치열했다. 서도는 “선생님의 노래가 워낙 가사에 깊이가 있었다. 그래서 처음엔 가사에 따라 그 감정을 담아 작업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김창훈의 한마디가 곡의 방향을 바꿨다.
서도는 “김창훈 선생님이 초반 작업을 들으시곤 ‘패잔병의 노래처럼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희는 젊다. 그런 너희들의 감정을 실어라’ 이렇게 얘기하셔서, 다시 감정선을 잡고 작업했다”며 “이후 작업한 버전에 대해 선생님께서 ‘너무 좋다’고 하셨고 그 콘셉으로 완성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이번 ‘독백’은 원곡과 사뭇 다른 결의 분위기를 예고한다. 서도는 “독백의 초안은 원곡의 외로움과 가까웠다면 제가 이번에 부른 건 그 외로움 속에서 찬란함이 좀 더 있는거 같다”고 설명했다.
수십년전 시대를 관통했던 김창훈의 고독이, 젊은 세대인 서도의 감정으로 재해석된 셈이다.
그런데 서도는 향후 대중의 반응에 대해선 의외로 담담했다. 그는 “아티스트가 노래를 부르고 발매가 되고나선, 그 가수의 의도와 해석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받아들이고 들어주시는 분들과 이제 나누는 어떤 형태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싱어게인4 무대에서 각기 다른 장르의 노래를 준비할때도 그랬다. 저의 의도가 설령 있다고 해도 해석은 듣는이의 몫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요리에 빗대자면, 요리사가 성심성의껏 음식을 준비했다면, 맛평가는 드시는 분에 따라 달라질수 있다는 의미다.

서도의 해석에 대해 ‘독백’을 만든 산울림의 김창훈도 같은 방향을 짚었다.
김창훈은 서도를 픽한 이유로 “독백을 잘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MZ세대의 아티스트를 찾던 중, 판소리와 창을 배우며 쌓아온 한국적 정서와 깊이 있는 감성을 장착한 서도야말로 ‘독백’의 음율과 가사에 최적화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도 버전의 ‘독백’에 대해선 “MZ 세대와 잘 공감할 수 있는, MZ세대의 아티스트인 서도의 ‘독백’이 신세대의 감성에 보다 충실하고 곡의 완성도와 가창의 안정성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MZ세대의 부모들이 오래도록 가슴속에 품고 읊조리던 ‘독백’이 MZ세대에게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길 기대해 본다”고 희망했다.
다음달, 산울림 50주년이라는 시간 위에, 조선팝이라는 현재가 얹힌다. 서도가 부른 ‘독백’은 과거의 명곡을 다시 부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세대 간 감정의 다리를 놓는 작업으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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