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e스포츠, LCK컵 최초 탈락
‘디펜딩 챔피언’ 한화생명의 추락
정글·원딜 등 전력 재구성이 ‘독’이 된 모양새
김승연 회장, 과감한 투자는 1년 만에 막 내려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불과 1년 전만 해도 한화생명e스포츠는 LCK의 새 권력의 중심이었다. 신설 대회 LCK컵에 이어 국제대회 ‘퍼스트 스탠드’까지 제패하며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정상에 올랐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오랜 ‘우승의 한(恨)’을 풀었다고 했다.
그러나 2026시즌 출발점인 LCK컵에서 돌아온 현실은 냉혹했다. ‘디펜딩 챔피언’ 한화생명은 가장 먼저 ‘탈락’했다. 시즌 전 투자를 통한 전력 재편에 나섰다. 더 강해지기 위한 선택. 결과는 그룹 배틀 탈락이라는 자존심의 상처였다.

한화생명은 1일 서울 종로구 롤 파크에서 열린 2026 LCK컵 그룹 배틀 슈퍼 위크 대장전에서 바론 그룹 1시드 젠지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를 당했다. 그룹 배틀 최종 스코어는 16-14로 젠지와 T1이 속한 바론 그룹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장로 그룹 최하위로 떨어진 한화생명은 플레이-인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10개 팀 가운데 가장 먼저 탈락했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충격이다. 지난시즌 정상에 섰던 팀이라 체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한화생명은 올시즌을 앞두고 정글과 원거리 딜러, 사령탑까지 교체하며 다시 한번 과감한 선택을 했다. ‘카나비’ 서진혁과 ‘구마유시’ 이민형 영입은 분명한 메시지였다. 우승 전력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 단계 더 올라서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LCK컵 내내 새 전력은 기존 팀 색깔과 완전히 섞이지 못했다. 대회를 거듭하며 일정 부분 개선됐을 수도 있겠지만, LCK 최강 전력으로 꼽히는 젠지를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한화생명은 싸움을 피하지 않는 팀이다. 문제는 ‘잘 싸우는 팀’이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드래곤과 전령 등 주요 오브젝트를 앞둔 국면에서 시야 장악과 한타 세트업에서 경쟁 팀들에 밀렸다. 오브젝트 획득 여부와 관계없이 불리한 킬 교환이 반복됐고, 그 누적이 결국 탈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이맘때, 한화생명은 LCK컵 우승에 이어 국제 신설 대회 퍼스트 스탠드까지 석권하며 ‘초대 챔피언’ 타이틀을 독식했다. 국제대회 전승 우승이란 성과는 ‘피어리스 드래프트’ 체제에서 한화생명의 경쟁력을 증명하는 장면이었다.

그 영광이 있었기에 이번 탈락은 더 쓰다. 투자를 멈추지 않았고, 전력 보강도 과감했다. 결국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법이다. 아직은 ‘냉정한 현실’이다.
물론, LCK컵 탈락이 올시즌 전체의 실패를 의미하진 않는다. 다만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선 대회에서 탈락했다. 분명한 경고다. 전력 재편은 방향이 아니라 완성도로 평가받는다. 1년 전 정상에서 내려온 한화생명은 다시 시험대에 섰다. 투자의 진짜 가치는 이제 정규시즌과 국제 무대에서 증명해야만 한다. km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