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최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경마의 판도가 요동친다. 최고 레이팅으로 장거리를 지배하는 강풍마, 한국 경마 최초 스프린터 3관에 빛나는 빈체로카발로, 가파른 상승세로 1등급까지 올라서며 7연승을 노리는 문학보이까지.
압도적인 힘, 증명된 속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갖춘 세 마리가 트랙 위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다. 서울 경마의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받는다.
◇강풍마(23전 10/3/1, 레이팅 110, 6세, 수, 한국, 밤색 ,부마: 피스룰즈, 모마: 원더드리머, 마주: 박남성, 조교사: 김동철, 총 수득상금 1,064,700,000원)
현재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를 꼽으라면 강풍마다. 서울 경주마 중 최고 레이팅 117을 보유하며 정상급 경쟁력을 입증했다. 최근 마체중이 570kg까지 증가하며 거구임에도 넓은 주폭으로 직선 주로를 파고드는 추입은 단연 압권이다.
특히 직전 핸디캡 경주에서는 높은 부담중량으로 우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따랐지만, 보란듯이 6마신 차 대승을 거두며 클래스를 증명했다. 이처럼 장거리에서 터져 나오는 폭발적인 뒷심은 이름 그대로 강풍을 연상케 한다. 최근 10개 경주 연속 순위권에 오르며 상승세도 이어가고 있다.
기세를 몰아 지난해 말 대통령배(G1)와 그랑프리(G1) 무대에도 도전했다. 두 차례 모두 출발 과정의 아쉬움 속에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경험과 훈련이 더해지면 큰 무대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평가다. 대상경주 우승은 1회에 그치고 아직 그레이드급 우승은 없지만, 잠재력만큼은 정상급이다.
혈통도 화려하다. 부마 PEACE RULES는 300만 달러 이상의 상금을 획득한 실력마로 Mr. Prospector 직계 특유의 속도 경쟁력을 전한다. 이 계열은 QUALITY ROAD, CURLIN 등 세계적인 경주마를 배출하며 속도와 스태미나를 겸비한 유전력을 입증해왔다. 또 조재로 기수와 안정적인 호흡 속에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아직 보여줄 게 많은 강풍마가 첫 그레이드 우승 타이틀을 거머쥘 지 경마 팬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빈체로카발로(23전 10/3/1, 레이팅 110, 5세, 수, 한국, 밤색 ,부마: 카우보이칼, 모마: 시티래스, 마주: 김인규, 조교사: 서인석, 총 수득상금 1,466,400,000원)
한국 경마 최초 스프린터 3관에 빛나는 빈체로카발로는 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다. 저렴한 3000만 원에 낙찰된 이 경주마는 어느덧 약 50배에 달하는 상금을 벌어들이며 성공 신화로 자리매김했다.
이름에 담긴 의미도 인상적이다.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 마지막을 장식하는 외침 ‘빈체로(Vincerò)’는 이탈리아어로 ‘승리하리라’를 뜻한다. ‘카발로(Cavallo)’는 ‘말’이다. 두 단어가 만나 탄생한 ‘승리하는 말’이라는 이름처럼, 빈체로카발로는 트랙 위에서 가치를 증명해왔다.
혈통도 눈길을 끈다. 부마 카우보이칼과 모마 시티래스로 이어지는 속도 계열 조합을 바탕으로 강력한 단거리 경쟁력을 갖췄다. 빈체로카발로의 맹활약에 힘입어 카우보이칼은 2025년 리딩사이어 순위 2위에 올랐다. 여기에 Mr. Prospector로 이어지는 명문 혈통까지 더해져 폭발적인 속도에 힘을 보탠다.
주로 호흡을 맞춰온 조재로 기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는 빈체로카발로를 두고 내가 이 말을 감당할 수 있을까 고민한 적도 있었다”며 “한 순간도 말을 의심하지 않고 믿고 경주를 전개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국 단거리 경주의 새로운 기준을 쓰는 빈체로카발로가 앞으로 어떤 기록을 추가할지 지켜볼 일이다.

◇문학보이(13전 8/0/1, 레이팅 101, 4세, 수, 한국(포), 갈색 ,부마: LORD NELSON, 모마: 미스가이디드, 마주: 에스지이건설, 조교사: 정호익, 총 수득상금 531,200,000원)
렛츠런파크 서울에 새로운 지배자다. 2025년 최다승을 기록한 문학보이는 데뷔 한 달 만에 11마신 차 압승을 거두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적이 있다. 잠시 기복을 겪었지만, 지난해 6월 이후 파죽의 6연승을 질주하며 완전히 다른 말로 거듭났다. 대부분 5마신 차 이상의 대승이다. 선행 후 끝까지 리드를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도 세 차례.
특히 지난해 10월 국제신문배(G3)에서는 초반부터 선두를 장악한 뒤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같은 해 9월엔 1600m를 1분42초6에 주파하며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앞세운 문학보이는 단숨에 1등급으로 승급했다. 2026년 첫 무대를 최고 등급에서 치를 예정이다.
혈통도 눈을 사로잡는다. 부마 Lord Nelson은 미국 산타 아니타를 무대로 활약한 정상급 스프린터다. 문학보이는 속도 유전자를 물려받아 단거리에서 강점을 보인다. 조부 Pulpit은 명씨수말 A.P. Indy의 자마다. 여기에 Mr.prospector 혈통이 더해졌다.
정호익 조교사의 관리 아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문학보이는 대상경주 단골로 자리 잡을 차세대 스타다. 일반경주를 넘어 더 큰 무대를 향해 질주를 시작한 문학보이가 서울 경마 판도를 어디까지 바꿔놓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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