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동윤 기자] 글로벌 결제 기술 기업 비자(Visa)가 비자넷(VisaNet)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럭셔리 소비자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아태지역의 경제 성장에 따라 소비자 소득이 증가하면서, 럭셔리 제품의 구매 규모와 소비 유형의 다양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다만 아태지역은 국가별로 서로 다른 경제 환경과 소비자 선호가 공존하는 시장으로, 이를 공략하려는 기업들에게는 기회와 함께 복합적인 도전 과제가 존재한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비자는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럭셔리 소비 성장 전망과 국가별 소비 탄력성, 문화적 요인에 따른 시장 차이에 대한 핵심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분석 결과, 오는 2030년에는 중국과 일본이 아태지역 전체 럭셔리 소비의 약 65%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중국은 약 1080억 달러 규모로 아시아 최대 럭셔리 시장으로 성장하고, 일본은 약 310억 달러로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은 약 100억 달러 규모로 인도와 홍콩에 이어 아시아 5대 럭셔리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성장 속도에는 차이가 뚜렷했다. 일본은 2023년 대비 2030년까지 지출 증가율이 약 1%에 그쳐 성숙 시장 단계에 접어든 반면, 인도는 부유 가구 수 증가에 힘입어 약 4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 약 11% 수준의 비교적 완만한 성장세가 전망됐다.

비자는 소득뿐 아니라 문화적 요인 역시 럭셔리 소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짚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더 컬처 팩터 그룹(The Culture Factor Group)의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 결과,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사회일수록 소득 증가에 따른 럭셔리 소비 확대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개인주의 지수가 높고 럭셔리 지출 탄력성도 1 이상으로, 개인적 만족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두드러졌다.

반면 인도와 인도네시아처럼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사회에서는 소득이 늘어나도 럭셔리 소비가 비교적 절제된 형태로 나타났다. 이들 시장에서는 과시적 소비보다는 공동체 내 지위와 평판을 고려한 소비 동기가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비자는 이러한 시장에서 절제된 디자인이나 사적인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럭셔리 경험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흥미로운 점은 싱가포르와 중국의 사례다. 두 국가는 개인주의 성향이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불구하고 럭셔리 지출 탄력성은 한국이나 일본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소득이 증가할 경우 럭셔리 소비로 이어지려는 강한 열망이 존재함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여행 분야를 중심으로 한 럭셔리 소비 패턴에서도 국가별 차이가 확인됐다. 2024년 기준 한국인 관광객은 숙박, 쇼핑, 교통 전반에 걸쳐 약 20% 안팎의 고른 지출 구조를 보이며 균형 잡힌 소비 성향을 나타냈다. 반면 인도네시아, 호주, 일본 여행객은 숙박 지출 비중이 특히 높아 고급 숙박 시설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기회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소비자는 최근 쇼핑 중심에서 문화·스포츠·여가 체험으로 지출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를 보였다.

비자는 아태지역 럭셔리 시장이 앞으로 소득 증가만으로 설명되는 단계를 넘어, 문화·정서·경험 가치가 결합된 다층적 소비 구조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신흥 시장에서는 엔트리급 럭셔리 소비가 성장의 양적 확대를 이끄는 반면, 성숙 시장에서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패트릭 스토리 비자 코리아 사장은 “이번 분석을 통해 각 국가의 문화적 특성에 따라 럭셔리 소비 방식이 서로 다르게 진화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비자는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를 통해 브랜드와 가맹점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ldy1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