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 싱글 쇼트서 92.76점 시즌 베스트 기록
전체 29명 중 6위로 프리스케이팅 진출
남자 피겨 올림픽 첫 메달 도전
“즐기면 좋은 결과 따라올거라 믿는다”

[스포츠서울 | 밀라노=김민규 기자] “후회없이 모든 것을 다 던지고 나왔습니다.”
어느덧 세 번째 올림픽 무대다. 차준환(25·서울시청)은 흔들림이 없었다.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했고, 과정은 ‘클린 연기’로 완성됐다. 대한민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이 쇼트프로그램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며 올림픽 첫 메달 도전에 청신호를 켰다.
차준환은 1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50.08점, 예술점수(PCS) 42.64점, 총점 92.72점을 기록했다. 시즌 최고점(91.60점)을 경신한 점수로 전체 29명 중 6위, 상위 24명이 나서는 프리스케이팅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출전 선수 중 15번째로 빙판에 오른 차준환은 ‘레인 인 유어 블랙 아이즈(Rain in Your Black Eyes)’ 선율에 몸을 실었다. 첫 과제인 고난도 쿼드러플 살코를 완벽하게 성공시키며 기세를 올렸다. 이어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흔들림 없이 처리했고, 플라잉 카멜 스핀을 레벨4로 연기하며 전반부를 깔끔하게 마쳤다.
10% 가산점이 붙는 후반부에서도 흐름은 끊기지 않았다. 마지막 점프 과제인 트리플 악셀을 정확히 뛰었고, 체인지 풋 싯 스핀(레벨4), 스텝 시퀀스(레벨3),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4)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클린’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쇼트였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 선 차준환은 “오늘 이 순간, 단 한 점의 후회도 없을 만큼 모든 것을 다 던지고 나왔다”며 “시즌 베스트를 기록했지만 점수로는 조금 아쉽다. 다만 그 아쉬움을 떨칠 만큼 경기에 진심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체전에서의 경험이 개인전에 더 큰 도움이 됐다.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오늘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올시즌은 쉽지 않았다. 발에 맞지 않는 스케이트 부츠 문제로 여러 차례 장비를 교체하며 훈련과 실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장비 문제를 수습했고,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차준환은 “종합선수권대회를 기점으로 마음 놓고 연습할 수 있는 부츠로 경기하고 있다”며 “그 덕분에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컨디션과 경기력을 끌어올려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직전 프리스케이팅 음악을 ‘광인을 위한 발라드’로 바꿔 적응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걱정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차준환은 “4대륙 선수권에서 실전 연습은 충분히 치렀다. 급하게 바꾼 것에 대한 걱정은 없다”며 “오늘 다 쏟아냈으니, 다시 채워내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8 평창 대회 15위, 2022 베이징 대회 5위. 그리고 세 번째 올림픽이다. 그는 여전히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라는 꿈을 품고 있다. 다만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한다. 후회 없이 다 쏟아낸 쇼트. 차준환의 메달 여부가 결정되는 프리스케이팅은 14일 열린다. km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