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 네 번째 불펜피칭까지 소화

네 번째 불펜피칭 당시 김원형 감독이 ‘극찬’

이영하 “내가 어떤 투수인지 아시는 게 가장 좋다”

“선발이라고 생각하고 준비 중”

[스포츠서울 | 시드니=강윤식 기자] “2019년 공 같다.”

두산 스프링캠프 불펜장. 김원형(54) 감독이 불펜피칭에 임하고 있던 이영하(29)에게 한 말이다. 2019년 투수코치 시절 본 좋았던 이영하의 모습을 2026년 불펜장에서 다시 발견했다. 사령탑 격려에 이영하도 착실히 선발 보직을 위한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두산 창단기념식 당시 김 감독은 4~5선발 경쟁 체제를 예고했다. 지난해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최원준, 최승용, 최민석 등에 더해 양재훈, 이영하 등도 포함이다. 경쟁에 뛰어든 선수 중 특히 이영하에 관심이 쏠렸다. 지난해까지 두산 필승조였기 때문이다.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야구장에 마련된 두산 스프링캠프서 이영하는 선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두 번째 불펜피칭 당시 104개의 공을 던지며 화제를 모았다. 다음 피칭 때는 120개. 그리고 네 번째 피칭 때 75개를 던졌다.

네 번째 불펜투구 당시 이영하 본인은 썩 만족하지 못했다. 그런데 김 감독 생각은 다르다. 피칭 도중 “2019년 공 같다”는 칭찬을 한 데 이어, 피칭 후에는 “내가 볼 때는 오늘 피칭이 앞선 피칭보다 더 좋았다”고 칭찬했다.

2019년 이영하는 선발투수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17승4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했다. 같은 해 김 감독은 투수코치로 이영하를 지도했다. 제자의 가장 좋았을 때 모습을 네 번째 피칭 당시 본 것.

이영하는 자신의 좋았던 모습을 기억하는 사령탑과 함께하는 게 기쁘다. 그는 “제일 좋은 건은 내가 어떤 투수인지 알고 계신다는 점이다. 내가 좋을 때만 가까이서 보셨다는 것도 좋다. 중간에 안 좋을 때는 SSG에 계셨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때보다 더 발전한 선수로 보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신뢰와 칭찬 속 이영하는 차분히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경쟁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 주어진 상황에 열심히 할 뿐이다. 다른 외부 요인은 차단하고 오직 선발투수라는 생각을 가지고 몸을 만들고 있다.

이영하는 “지난해 빼고 사실 계속 선발 경쟁을 했다. 그런데 경쟁하다 보니까 시즌 맞춰서 준비하는 게 아니라 캠프에서 보여주려고 무리하게 되더라. 그래서 그냥 올해는 선발투수라고 생각하고 준비 중이다. 혹시 안 되더라도 불펜에서 내 자리 잘 찾아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좋았던 시절을 기억하는 사령탑과 다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또 한 번 비슷한 결과를 원하는 이영하다. 김 감독이 봤을 때는 과정이 순조롭다. skywalk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