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리 ‘금빛 기운’이 김도영에게

빙판 위에 펼쳐진 ‘김도영 세리머니’…“축하 메시지 고마워요”

‘시련’ 딛고 일어선 공통분모

[스포츠서울 | 인천공항=박연준 기자] “이번엔 제가 김도영 선수를 응원할 차례입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압도적인 레이스로 2관왕에 오르며 대회 MVP까지 거머쥔 김길리(22·성남시청). 금메달의 무게만큼이나 묵직한 존재감을 뽐내며 귀국한 그가 가장 먼저 떠올린 이름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김도영(23·KIA)이다. 금빛 기운을 그에게 넘겨주고자 한다.

김길리는 이번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독특한 세리머니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엄지와 검지, 새끼손가락을 펴고 빙판을 질주한 동작. 김길리의 시그니처 세리머니다. 공교롭게도 김도영이 하는 것과 유사하다.

그는 “밀라노에 있을 때 김도영 선수가 ‘금메달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직접 축하 메시지를 보내줬다. 정말 큰 힘이 됐다. 이제는 내가 김도영 선수의 WBC 활약을 뜨겁게 응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사실 두 사람의 인연은 깊다. 지난해 KIA의 광주 홈 개막전 시리즈 김도영의 등번호 5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시구자로 나선 김길리다. 당시 김도영은 “김길리 선수의 응원이 힘이 된다. 세리머니 장면 인상 깊게 봤다. 나 역시 언제 어디서든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이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다. 현재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이원으로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이다. "그 세리머니는 김길리 선수 거 맞다. 나와 비슷하다"며 "금메달 소식 들었다. 항상 응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두 스타는 각자의 분야에서 최정상에 있으면서도 고난을 이겨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길리는 빙판 위 무수한 견제를 뚫고 2관왕에 올랐다. 김도영 역시 지난시즌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전했던 최악의 시간을 뒤로하고 국가대표팀에 승선했다. 본인의 가치를 다시 증명하고자 한다. 특히 MLB닷컴이 WBC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 11인 중 한 명으로 김도영을 지목했을 만큼,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김길리는 수줍게 “(김)도영 선수 파이팅!”을 외쳤다. 고난을 뚫고 세계 정상에 선 ‘여제’의 기운이 벌써 전해진 덕분일까. 오키나와 캠프에서 예열을 마친 김도영의 방망이가 벌써 뜨겁다. 종목은 다르지만, 태극마크라는 자부심으로 묶였다. 두 청춘스타의 시너지가 한국 스포츠계에 기분 좋은 승전보를 몰고 오길 기대해 본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