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블랙핑크 지수의 연기력 논란은 언제까지 반복될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월간남친’은 가상 연애 시뮬레이션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시작하지만 결국 시청자를 현실로 끌어내리는 건 지수의 연기다.
지난 6일 공개된 ‘월간남친’은 현실에 지친 웹툰 PD 서미래(지수 분)가 가상 연애 시뮬레이션을 체험하며 자신의 연애관을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다.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소재다. ‘가상 연애 시뮬레이션’ 설정이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신선한 변주를 더한다.
특히 가상 남자친구로 등장하는 서강준, 이수혁, 옹성우, 이재욱, 이현욱, 김영대, 박재범, 이상이 등 다채로운 배우 라인업은 짧은 분량에도 존재감이 강렬하다. 이들이 만들어낸 데이트 장면은 ‘월간남친’의 핵심 재미다. 각기 다른 캐릭터들이 빚어내는 매력이 설렘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시청자 역시 마치 미래와 함께 가상 연애를 체험하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게 된다.
동시에 현실 연애의 불안감도 공감 포인트다. 연인의 말투가 조금만 달라져도 괜히 마음이 흔들리고 사소한 행동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감정들부터, 관계가 시작되기도 전에 끝을 상상하며 스스로 거리를 두게 되는 심리 역시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월간남친’의 큰 걸림돌은 주인공 서미래를 연기한 지수의 연기력이다. 앞서 지수는 이번 캐릭터가 자신과 가장 높은 싱크로율을 가진 인물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일상신에서는 비교적 자연스럽다.
하지만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장면에서는 부족함이 여실히 드러난다. 연기는 결국 상대와 주고받는 작업이다. 그런데 지수는 상대 배우와의 호흡보다는 본인 대사를 처리하는 데 급급한 인상이다. 그 결과 장면 안에 매끄럽게 녹아들지 못하고, 마치 혼자만 붕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감정신에서는 한계가 더욱 도드라진다. 기쁨이나 절망, 혹은 분노를 터뜨리는 순간에서도 거친 발성과 답답한 딕션이 맞물리며 맥이 빠진다.
지수와 김정식 감독은 이번 작품을 두고 ‘착붙캐’를 만났다고 자신했다. 배우와 딱 맞아떨어지는 캐릭터라는 의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자화자찬에 가깝다. 호평을 기대하기에는 여전히 지수에게 과거와 같은 연기력 지적이 반복된다.
배우는 매 작품 다른 인물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흡수해야 하는 직업이다. 하지만 지수의 연기는 아직도 실제의 자신과 맞닿아 있는 일부 장면에서만 자연스럽게 보인다.
대중이 기대하는 것은 지수의 성장 가능성이 아니라 실제로 드러나는 연기력이다. 특히 ‘블랙핑크’라는 이름값과 함께 데뷔작부터 주연 자리를 맡았다면, 그만큼의 책임감이 필요하다. 시청자가 보고 싶은 것은 지수의 성장 서사가 아니라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다.
비주얼만 놓고 보면 흠잡을 데는 없다. 극 중 박경남(서인국 분)이 미래를 향해 “귀엽다”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화면 속 지수는 분명 사랑스럽다. 하지만 드라마는 뮤직비디오도, 비주얼 필름도 아니다. 결국 시청자는 캐릭터의 감정을 따라가야 하고, 그 감정선은 배우의 연기가 바탕이 되어야만 설득력을 지니게 된다.

다행히 작품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상대역 서인국의 힘이 크다. 초반 ‘자발적 아싸’였던 경남이 점차 미래에게 마음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다소 급발진처럼 보이는 전개가 있지만, 서인국은 그 미묘한 감정 변화를 능숙하게 풀어낸다. 진상 작가 윤송 역의 공민정 역시 얄미운 캐릭터를 능청스럽게 소화하며 극에 활력을 더한다.
‘월간남친’은 확실히 신선하다. 다만 ‘옥에 티’도 분명하다. 지수에 앞서 그동안 ‘발연기’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노력해 온 수많은 아이돌 출신 배우 선배의 이름이 있다. 그들이 쌓아온 신뢰에 기대어 시작했다면, 이제는 지수가 그만큼의 책임으로 답할 차례다. sjay09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