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8강전 1이닝 무실점

도미니카 강타선 잠재웠다

빅리그 도전→8강전 투구 인상적

고우석, 올시즌 빅리그 밟을까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처참한 패배 속에서도 희망의 불꽃은 피어올랐다. ‘우주 최강’ 도미니카공화국의 방망이가 한국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오직 고우석(28·디트로이트)만이 당당히 정면 돌파에 성공했다. 소속팀 역시 그를 긍정적으로 바라봤을 터. 자신의 가치를 세계 무대에 증명해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6 WBC 8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0-10,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타선과 마운드 모두 메이저리그 올스타 군단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6회말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의 투구만큼은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고우석은 팀이 0-9로 뒤진 6회말,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마운드에 섰다. 상대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케텔 마르테, 후안 소토로 이어지는 도미니카의 ‘공포의 1~3번’ 라인업. 고우석은 타티스 주니어를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한 데 이어 마르테를 2루수 땅볼, ‘1조원의 사나이’ 소토를 1루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깔끔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는 고우석에게 ‘생존의 무대’였다. 팀을 옮겨가며 힘겨운 미국 생활을 이어갔던 고우석은 아직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올시즌 다시 한번 빅리그 도전을 선포한 그에게, 현역 최고의 타자들을 상대로 보여준 이 삼자범퇴는 소속팀 관계자들의 눈도장을 찍기에 충분한 무력시위였다.

주무기인 강속구는 물론, 커터처럼 날카롭게 꺾이는 빠른 슬라이더가 결정적이었다. 경기를 중계하던 ‘끝판왕’ 오승환 역시 “지금처럼 강속구에 빠른 슬라이더를 겸비한다면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소속팀에서도 고우석의 이번 삼자범퇴를 매우 인상 깊게 봤을 것”이라며 후배의 호투를 높게 평가했다.

비록 한국 야구의 마이애미 여정은 8강에서 멈췄지만, 고우석이 남긴 1이닝의 강렬한 인상은 그의 앞날에 밝은 서광을 비췄다. 패배의 잿더미 속에서 홀로 건져 올린 고우석의 호투가 향후 그의 빅리그 입성기에 어떤 반전의 서사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