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 ‘ML 올스타’ 타선 삼자범퇴
“상대 몸값 생각 안 했다, 내 공에만 집중”
20일 키움전 등판 예정
고영표 “국제대회 다녀온 해엔 커리어 하이”

[스포츠서울 | 수원=박연준 기자] “마음 같아선 대회 한계 투구 수까지 다 던지고 싶었다. 그 대단한 메이저리거들과 겨뤄볼 기회가 또 언제 오겠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세계 최강 타자들과 정면으로 맞붙었던 고영표(35·KT)가 KT로 돌아왔다. 메이저리그 올스타급 라인업을 상대로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당당히 던지고 왔다. 아쉬움보다는 한 단계 더 성장한 에이스의 여유를 보였다.
이번 WBC에서 고영표는 대표팀 마운드의 ‘믿을맨’이었다. 숙명의 한일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았고, 마이애미로 건너간 뒤에는 도미니카라는 거함을 상대로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8강전 도미니카전 투구는 압권이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매니 마차도, 오닐 크루즈로 이어지는, 이름만으로도 숨이 ‘턱’ 막히는 빅리그 슈퍼스타들을 삼자범퇴로 요리했다. 그는 “빅리거 선수를 향한 동경을 떠나 그들과 직접 겨뤄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기회였다”며 “상대 타자의 몸값이나 이름값은 잊으려 노력했다. 오직 내 피칭과 코스에만 집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에 대한 자신감도 되찾았다. 사실 한일전에서 2.2이닝 4실점으로 물러나며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였다. “일본전에서 커브를 던지다 홈런 2방을 맞은 게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도미니카전에서는 최대한 체인지업을 많이 던져 반응을 보고 싶었다”며 “사이드암의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그들에겐 생소할 거라 생각했다. 차원이 다른 세계관의 타자인 오닐 크루즈 선수를 상대할 때는 정말 압도적인 키와 위압감에 놀랐지만, 결과적으로 만회할 기회를 잡아 다행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제 그의 시선은 KBO리그 개막으로 향한다. 오는 20일 키움과 시범경기에 등판해 최종 점검에 나설 예정. 대회 준비를 위해 예년보다 일찍 몸 상태를 끌어올린 탓에 피로 우려도 있지만, 그는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돌이켜보니 국제대회에 나갔던 해에 항상 커리어 하이를 찍었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일찍 몸을 만든 게 경기 감각 측면에서는 확실히 도움이 된다. 피로감은 안고 시작하겠지만, 올시즌에도 좋은 기운을 이어가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duswns06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