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뽑아주셔야 하고, 그 안에서도 경쟁해야 오를 수 있는 자리다. 뽑아주신 팬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다.”

팬들에게 이토록 진심인 선수가 또 있을까. 구릿빛으로 돌아온 ‘얼천’ 이세희(29·삼천리)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홍보모델로 발탁된 것에 고마움을 거듭 전했다.

이세희는 25일 더 현대 서울에서 열린 ‘KLPGA 2026시즌 오프닝 세리머니’에서 개막을 맞이하는 소감으로 ‘감사’를 먼저 언급했다. 그는 “팬들이 뽑아주셔야 할 수 있는 자리다. KLPGA 홍보모델을 보며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발탁돼 영광”이라며 “투표해주신 팬들께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보모델은 팬투표로 선발한다. 12명이 선발돼 화보도 촬영하고, 각종 공식 행사에 ‘대표 얼굴’로 참여한다. 이날 참석한 12명의 홍보모델 중 투표권을 행사한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한 건 이세희가 거의 유일했다. 그만큼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낀다는 뜻이다.

팬과 동료들 사이에서 ‘얼천(얼굴천재)’으로 불리던 이세희는 이제 KLPGA 대표 얼굴 중 하나가 됐다. 시즌을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올해는 ‘팀 삼천리’와 함께 전지훈련을 치렀다. 검게 그을려 구릿빛이 된 피부는 전지훈련이 얼마나 혹독했는지를 대변한다.

이세희는 “개인 코치님이 계시지만, 올해는 팀 삼천리와 함께 훈련했다. 소속 선수들과 함께 시즌을 준비한 것만으로도 새로운 경험”이라며 “특히 김해림 코치와 정말 많이 대화했다.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졌다고 생각해 달콤한 첫승을 따내기 위한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후원사 소속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 건 이번이 처음. 그는 “정규투어에서 자주 보던 선수들이어서 서로 팁을 공유하는 등 알찬 시간을 보냈다. (김)해림 코치님은 우승 경험도 많고, 코스 안에서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잘 알려주셨다. 실제 투어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해주셔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며 웃었다.

벙커나 숏게임 노하우뿐만 아니라 코스매니지먼트도 ‘실전용’으로 학습했다. 스코어를 완성하는 퍼트 훈련도 빼놓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골프 선수들의 전지훈련 루틴. 이세희는 “특별한 훈련 한 가지를 더 했다”고 말했다.

훈련을 시작하기 전 10분씩 명상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특별훈련’. 그는 “명상을 진짜 못하는 성격이어서, 처음엔 ‘이걸 왜하지?’라고 생각했다. 며칠 하다보니 마음이 편해지는 게 느껴져서 신기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명상 효과를 완벽하게 누렸다고 말하기에는 (시즌 전이어서) 조심스럽지만, 확실히 새로운 경험”이라고 돌아봤다.

어느덧 프로 10년차가 된 이세희는 아직 정규투어 우승이 없다. 홍보모델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었으니 무관의 설움을 털어내겠다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생애 첫 우승까지 험로가 예상되지만, KLPGA 대표 얼굴 중 한 명으로 뽑아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가슴에 품고 장도에 나선다. ‘얼천’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