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최승섭기자] 9년 만에 푸른 유니폼을 입고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의 방망이는 매서웠다. 친정팀 팬들을 향한 예우는 정중했고, 승부사로서의 실력은 무자비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7일 광주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최형우의 추격 적시타와 쐐기 3점 홈런을 앞세워 10-3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최형우였다. 2025시즌 종료 후 세 번째 FA 자격을 얻어 ‘친정’ 삼성으로 복귀한 그는, 이적 후 첫 광주 방문에서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최형우는 1회초 첫 타석에 들어서며 헬멧을 벗고 KIA 팬들에게 허리를 숙였다. 2017년과 2024년, 두 차례나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해결사’를 향해 광주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KIA 선발 양현종과도 짧은 눈인사를 나누며 옛 동료에 대한 예의를 갖췄다.
경기가 중반을 넘어서자 최형우의 본색이 드러났다.

초반 두 타석에서 땅볼과 볼넷으로 숨을 고른 그는 팀이 1-3으로 뒤지던 8회초 진가를 발휘했다. 1사 1, 2루 기회에서 KIA 전상현을 상대로 우익수 쪽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추격의 서막을 알렸다. 최형우의 안타로 혈이 뚫린 삼성 타선은 이후 디아즈와 김영웅, 강민호의 연속 적시타가 터지며 단숨에 6-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압권은 9회초였다. 7-3으로 앞선 무사 1, 3루 상황, 최형우는 상대 투수 홍민규의 공을 밀어쳐 중견수 뒤를 넘어가는 대형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경기에 마침표를 찍는 쐐기포이자, 삼성이 왜 마흔이 넘은 베테랑에게 2년 26억 원이라는 계약서를 내밀었는지 증명하는 장면이었다.
이날 최형우는 3타수 2안타(1홈런) 2볼넷 4타점 1득점이라는 완벽한 성적표를 남겼다. 시즌 타율 0.324, OPS 1.018의 기록은 그는 여전히 리그 정상급 클러치 히터임을 보여줬다. thunder@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