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2017년 4월 9일, 배우 김영애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66세. 췌장암 합병증이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연기를 놓지 않았다.

김영애는 배우이자 기업가였다. 2001년 설립한 화장품 브랜드 참토원은 누적 매출 1500억원을 돌파하며 성공 궤도에 올랐다.

전환점은 2007년이다. 한 방송에서 ‘황토팩 중금속 검출’ 보도가 나왔다. 파장은 컸다. 제품 안전성 논란이 순식간에 확산됐다.

이후 황토에 원래 있는 성분이며,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지만 이미 시장은 돌아선 뒤였다. 기업 신뢰는 무너졌고 매출은 급감했다. 결국 공장은 가동을 멈추고 문을 닫았다.

이 사건 이후 김영애의 삶은 급격히 무너졌다.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다. 이어 2008년엔 함께 사업을 일궜던 남편과 이혼했다.

사업, 건강, 가정이 한꺼번에 무너졌다. 배우로서의 삶도 멈췄다.

하지만 김영애는 다시 연기로 돌아왔다. 2012년 췌장암 진단을 받은 뒤에도 카메라 앞에 섰다. ‘변호인’ 등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남겼다.

특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촬영 당시 암이 재발했지만, 그는 촬영을 이어갔다. 입원 상태에서 외출증을 끊어 촬영장을 오갔다. 진통제조차 맞지 않았다. 연기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였다.

그는 스스로 마지막을 준비했다. 영정사진과 수의를 고르고, 지인들에게 “연기를 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았다.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참토원 논란을 촉발한 방송 진행자는 2019년, 고인이 세상을 떠난 뒤 사과했다. “김영애라는 크고 위대한 배우가 받았을 고통에 대해 늦었지만 사과한다”고 밝혔다.

김영애는 47년 동안 200여 편의 작품을 남겼다. 그러나 그의 삶을 설명할 때 ‘참토원 사건’은 빠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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