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보통 서바이벌은 결과만 남는다. 그런데 SBS ‘우리들의 발라드’ 이예지, 송지우, 이지훈이 꺼낸 말은 조금 달랐다. 세 사람은 하나같이 이 시간을 ‘경쟁’보다 ‘성장’에 가까웠다고 돌아봤다.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난 이예지, 송지우, 이지훈은 종영 소회를 털어놨다. 이예지는 처음부터 발라드를 잘 아는 참가자는 아니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솔직하게 무대에 들어갔다. 잘해서 나간 게 아니라, 공부해보고 싶어서 나갔다는 쪽에 가까웠다.
“발라드를 못하기도 했고, 불러보질 않았어요. 공부해보자는 마음으로 출연했죠. 사실 예상을 못 했어요. 2라운드 때는 떨어져서 끝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감사하게도 올라가게 됐죠.”(이예지)
방송 후 이예지는 가장 먼저 ‘반응’을 실감했다고 한다. 길에서 알아보는 사람도 생겼고, SNS로는 긴 응원 메시지가 쏟아졌다.
“짧은 글 하나가 기억에 남았어요. ‘돌아가신 아버지를 기억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이었거든요. 그걸 보고 머리가 띵한 느낌이 들었어요. 앞으로는 제가 작사·작곡한 곡들로 앨범을 만들어서 인정받고 싶어요.”(이예지)

송지우에게 이번 프로그램은 더 직접적인 전환점이었다. 원래 무대가 두려운 사람이었다. 노래를 좋아했지만, 막상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은 다른 문제였다. 이번 오디션은 꿈을 향한 도전이라기보다, 도망치지 않기 위한 선택에 가까웠다.
“무대 공포증을 못 깨지 않을까 싶었어요. 1라운드를 통과한 것도 신기했어요. 노래하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무대에 잘 서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어요. 노래를 즐기고 싶은데 잘 안되니까 많이 답답했죠.”(송지우)
송지우는 원래 성악을 했지만 자신의 길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명확하지 않았던 시기였다. 그런데 경연을 통과하며 마음이 달라졌다.
“전에는 뭘 해야 할지 분명한 게 없었어요. 유튜브를 작게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걸 계속해야 하나 싶었죠. 그런데 경연 이후에 회사랑 이야기도 많이 하고, 목표가 좀 뚜렷해진 것 같아요. 제가 만든 노래를 발매하고, 소극장 공연을 하는 거예요.”(송지우)

이지훈은 조금 다른 방향에서 ‘우리들의 발라드’를 통과했다. 순위에 크게 매달리는 타입은 아니었다. 처음부터 더 중요했던 건, 자기 노래가 어떤 메시지로 남는지였다.
“경연하는 내내 순위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순위를 올리자’보다는, 원하는 메시지로 교감을 하겠다는 마음이 더 컸죠.”(이지훈)
윤종신과 함께 신곡을 작업하며 또 한 번 자신의 방향을 점검했다. 이 과정은 그에게 적지 않은 전환점이 됐다.
“녹음실에서 처음 뵀을 때 ‘노래를 부르지 말고 위로를 해달라’고 하셨어요. 그 말이 크게 와닿았고, 계기가 됐어요. 가사를 잘 들리게 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요즘은 사람들이 가사에 집중을 잘 안하는 경향이지만, 누군가 그걸 다시 듣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거든요.”(이지훈)

세 사람은 같은 무대에 섰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은 경쟁자보다 동료에 가까웠다. 이예지는 송지우를 두고 “색깔이 있는 목소리”라고 했고, 송지우는 이예지를 보며 “편하게 말을 거는 느낌으로 위로가 된다”고 했다. 이지훈은 송지우를 향해 “조곤조곤 노래하는데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면서, 이예지에 대해서는 “후반으로 갈수록 감정 몰입을 하게 되는 보컬”이라고 표현했다.
‘우리들의 발라드’는 끝났지만, 세 사람의 이야기는 멈추지 않았다. 이들이 들려줄 음악은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이다. khd9987@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