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무관심 월드컵’이 될 우려를 덜었다.

종합편성채널 JTBC는 지난 20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을 두고 협상을 이어온 지상파 방송사 3사 중 KBS와 공동중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KBS와 JTBC는 140억 원에 협상을 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와 MBC는 KBS와 동일한 조건으로 중계권을 구매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KBS 측은 “상당한 적자가 예상되지만, 공영방송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JTBC가 제안한 북중미 월드컵 최종 제안 금액을 수용했다”라며 “수신료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결과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라고 밝혔다.

KBS는 개막을 두 달 여 앞둔 월드컵 준비를 위해 JTBC와 세부적인 기술 협상을 이어가고,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전현무, 이영표 해설위원 등으로 중계진을 꾸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진통 끝에 KBS가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는 쪽으로 움직인 모양새다. 월드컵은 전세계적 스포츠 이벤트로 국내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얻는 대회다. ‘거리 응원’이라는 문화가 있는 유일한 대회이기도 하다.

JTBC에서만 월드컵을 중계하면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은 경기를 시청할 수 없다.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셈이다.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 KBS가 지상파 3사 중 가장 먼저 중계권을 확보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생각하면 한국 축구로서는 희소식이다. 당시 JTBC가 올림픽을 단독으로 중계했는데 대중의 관심을 끌어내지 못했다. 개막식 시청률은 1.8%에 불과했고, 화제성도 다른 대회에 비해 떨어졌다. 스노보드, 쇼트트랙 등에서 메달이 연이어 나왔지만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대회 도중 일반인 사이에서는 “올림픽이 하는 줄도 몰랐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흥행에 실패했다.

대회를 마친 뒤 이재명 대통령도 “국제적 행사에 대한 우리 국민의 접근성을 폭넓게 보장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라며 “우리 선수의 투지와 활약에도 과거 국제대회와 비교하면 열기가 충분히 고조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자칫 월드컵마저 JTBC 단독중계로 가면 역대급 무관심 속 대회가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축구계에서 나왔다. 가뜩이나 최근 대한축구협회, 대표팀을 향한 여론도 좋지 않아 큰 걱정을 품을 만했다. 반전을 위해서는 지상파의 가세가 절실했는데 KBS의 합류로 고비는 넘긴 모양새다. 여기에 나머지 두 채널도 중계권을 구매한다면 월드컵 개막 50여일을 앞두고 ‘붐업’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엔 스포츠 국제 대회를 앞두고 중계권을 구매한 방송사가 단순히 중계 방송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관련 예능, 교양 프로그램과 연계해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상파를 중심으로 월드컵 열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

축구협회 관계자도 “다채널 중계가 가능해져 더욱더 많은 축구 팬이 월드컵을 즐길 상황이 돼 기쁘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