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동석 기자] 스포츠에서 기술보다 무서운 것이 ‘심리’다. 150km의 강속구를 치는 타자도 마음이 흔들리면 130km의 직구에 방망이가 헛돈다. 두산 안재석의 시즌 초반이 그랬다.
◇ “1군 주전”이라는 왕관의 무게
천재 유격수 소리를 들으며 입단한 안재석에게 ‘풀타임 주전 3루수’라는 자리는 기회인 동시에 거대한 벽이었다. 캠프와 시범경기에서의 가벼운 몸놀림이 정규시즌 개막과 함께 무거워진 것은,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그의 스윙을 가뒀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로 빠진 3kg은 그가 이 자리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치열하게 고민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 2군, 실패의 장소가 아닌 ‘쉼표’의 장소
많은 선수가 2군행을 ‘좌천’으로 여기며 좌절한다. 하지만 안재석은 그곳에서 ‘일단 하자’는 단순함과 ‘천천히 가자’는 여유를 배웠다. 지난해의 좋았던 기억에 매몰되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용기가 지금의 반등을 만들었다. 특히 수비에서도 “평범한 플레이라도 즐겁게 하려 한다”는 그의 변화된 태도는 그가 기술적인 완성도를 넘어 심리적인 성숙 단계에 진입했음을 알린다.
◇ 두산 가을야구의 ‘키 플레이어’ 안재석
현재 두산은 중위권 싸움의 한복판에 있다. 4~5위와의 격차가 1경기 남짓인 상황에서, 상하위 타선을 연결하고 내야의 중심을 잡아줄 안재석의 활약은 필수적이다.
“10번 중 3번만 성공해도 일류 타자”라는 야구의 진리를 가슴에 새긴 안재석. 3kg의 무게만큼 가벼워진 그의 발걸음과 한층 날카로워진 그의 스윙이 잠실 구장을 다시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제 우리는 ‘쫓기는 유망주’가 아닌 ‘경기를 즐기는 내야수’ 안재석을 주목해야 한다. white21@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