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류현진, 위기마다 꺼내는 ‘필승 카드’

연패도 끊고, 분위기도 살렸다

KBO리그 통산 120승 달성

한·미 통산 ‘200승’ 고지까지 단 2승 남았다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위기의 순간, 마운드를 지켜낸 건 ‘에이스’였다. 한화 류현진(39)이 다시 한번 팀을 구해내며 ‘에이스의 이름값’을 증명했다.

한화는 6일 광주 KIA전에서 7-2 승리를 거뒀다. 전날 7-12 패배를 말끔히 설욕한 경기였다. 연패도 끊었다. 그 중심에는 단연 류현진이 있었다.

류현진은 6이닝 4안타(1홈런) 2사사구 8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그 이상의 투구였다. 최고 146㎞ 속구에 정교한 제구, 그리고 체인지업과 커터, 스위퍼까지 더해진 완성형 피칭이었다.

이 승리로 류현진은 시즌 3승과 함께 KBO리그 통산 120승 고지도 밟았다. 역대 20번째 기록이다. 여기에 메이저리그(ML) 시절 78승을 더하면 한·미 통산 198승이다. ‘200승’ 고지까지 단 2승 남았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기록보다 팀이 이겨서 좋다”며 담담히 말했다. 현재 팀이 처한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팀 평균자책점 5.37로 리그 최하위다. 외국인 원투펀치 오웬 화이트, 윌켈 에르난데스에 이어 문동주까지 선발진 핵심 자원들이 줄줄이 이탈했다. 마운드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물론, 외국인 원투펀치가 곧 복귀한다는 점은 위안이 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진짜 에이스’다. 류현진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미 한 차례 증명했다. 지난달 18일 사직 롯데전. 팀이 6연패에 빠졌을 때 류현진이 나섰고, 7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흐름을 바꿨다. ‘연패 스토퍼’로서 존재감을 각인시킨 경기였다.

이날 KIA전도 다르지 않다. 또다시 연패를 기록하며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다시 등판해 흔들림 없이 경기를 지배했다.

더 놀라운 건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약점으로 지적됐던 좌타자 상대 투구가 올시즌 완전히 달라졌다. 스위퍼를 새롭게 장착하며 약점을 강점으로 바꿨다.

6일 KIA전에서는 스위퍼 1개만 던졌다. 대신 상대가 '스위퍼도 있다'는 점을 안다. 그만큼 머리가 복잡하다. 좌타자 상대 안타허용률이 지난해 0.251에서 올해 0.205로 눈에 띄게 낮아졌다.

경험과 기술, 그리고 끊임없는 변화. 이 세 가지가 합쳐지며 지금의 류현진을 만든다. 단순히 잘 던지는 투수가 아니라, 팀을 ‘이끌어가는’ 투수다.

한화는 지금 버텨야 하는 시기다. 젊은 투수들이 중심을 잡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그 공백을 메우는 것이 류현진의 몫이다. 그리고 그는 묵묵히, 그러나 확실하게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