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동석 기자] 야구에서 ‘육성’은 가장 달콤한 열매지만, 가장 키우기 힘든 나무이기도 하다. 삼성이 박계범을 다시 품은 배경에는 이재현·김영웅 이후 끊겨버린 ‘내야 육성’의 뼈아픈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 “터질 듯 터지지 않는”… 백업 자원들의 정체

삼성은 2019년 양우현·이해승, 2023년 김재상 등 꾸준히 내야 자원을 수집해왔다. 하지만 이들은 어느덧 프로 4~8년 차에 접어들었음에도 ‘주전급 백업’으로 도약하지 못했다. 심재훈과 김상준 등 신예들이 번뜩이는 재능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순위 싸움이 치열한 5월의 승부처를 맡기기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육성이 정체된 상황에서 삼성은 ‘아는 맛’인 박계범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 류승민이라는 ‘미래’를 지불한 대가

두산으로 떠난 류승민은 군 문제까지 해결한 ‘블루칩’이다. 만약 류승민이 잠실에서 꽃을 피운다면 삼성으로서는 뼈아픈 실책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종열 단장이 트레이드를 밀어붙인 건 ‘지금을 놓치면 가을야구도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이재현과 김영웅이 돌아올 때까지 내야가 무너지면 시즌 전체가 꼬인다는 판단이다.

◇ 박계범, ‘보상선수’의 꼬리표 떼고 ‘구세주’가 될까

6년 전 떠날 때의 박계범은 ‘잠재력 있는 유망주’였지만, 지금의 박계범은 ‘검증된 베테랑’이다. 그는 단순히 이재현과 김영웅의 대타가 아니라, 그들이 돌아온 뒤에도 삼성 내야의 뎁스를 탄탄하게 만들어줄 ‘키 플레이어’다.

삼성의 이번 트레이드는 육성의 어려움을 인정하는 동시에, 성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박계범의 복귀가 류승민에 대한 아쉬움을 씻어내는 ‘신의 한 수’가 될지, 아니면 육성 실패의 증거로 남을지 대구 팬들의 시선은 벌써 그의 첫 타석을 향하고 있다. white2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