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미영 기자]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이순재의 연기 투혼이 다시 한번 조명됐다.
지난 12일 방송된 KBS 2TV ‘셀럽병사의 비밀’에서 고인의 소속사 대표 이승희씨는 “92세의 나이에도 돋보기를 꺼내 본 적이 없었다. 근데 그때는 돋보기를 쓰시더라”며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보청기를 착용하고 계셨다”고 2023년 드라마 ‘개소리’ 촬영 뒷이야기를 전했다.
당시 고인은 촬영 도중 시야가 흐려져 병원을 찾았다. 결국 백내장 진단을 받고 수술받게 됐다. 이에 따라 제작진 측에서 먼저 석 달가량가량 촬영을 미루자고 제안했지만 고인은 이를 단칼에 거절하며 촬영을 강했다.
이승희씨는 “선생님께서는 보청기가 카메라에 보일까 봐 항상 빼고 촬영하셨다”며 “그래서 상대 배우를 살피며 연기하셨다”고 밝혔다.
이후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로 무대에 설 때는 걷는 것조차 힘든 상태였고, 기침 소리가 심상치 않았다. 결국 이 작품은 고인의 마지막이 됐다.

그는 “(병원에서도) 새벽에 안 주무시고 연기를 하시는데, 내가 대사 썼으니까 간호사들한테도 연기해 보라고 하시더라”며 “아프시고, 힘드신데도 연기를 계속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아프고, 힘들고, 근육이 다 빠지셔도 연기를 하신다는 게 인간이 아닌 것 같다”고 고인을 떠올렸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고인과 함께했던 배우 박해미는 고인이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순간이 조명되자 “첫 대상이라는 건 너무 의외지 않냐. 전 너무 화가 났다”며 “상복이 없어도 그렇지 많은 영화를 했는데 대종상 하나 못 받았다는 건 전 정말 말이 안 된다”고 분노하기도 했다.
배우 박소담은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에서 호흡을 맞췄던 고인을 떠올리며 “선생님과 같이 작품을 할 때 딱 한 번 실수하신 적 있다. 그때 바로 오셔서 ‘미안하다. 하나 틀렸다’고 하시더라. 작은 실수 하나까지 기억하고 바로 사과하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선생님을 추억하고 회상하면서 슬픔이 가득 차 있었는데 여러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나를 돌아보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선생님께 신세 많이 졌던 것 같다”고 울먹이며 고인과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mykim@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