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에이스’ 문동주 이탈에 눈물 쏟은 정우주
줄부상+확실한 지킴이 부재 속 마운드 ‘흔들’
모자엔 등번호 ‘1’…떠나기 전 애장품 남겼다
“좋아하는 향 아니지만…형 향수 항상 들고 다녀”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문)동주 형 수술 소식 듣고 많이 울었어요.”
갑작스러운 에이스의 이탈에 영건도 눈물을 쏟았다. 이젠 그 공백을 메워야 한다. 선발 안착을 노리는 한화 정우주(20)는 “기회를 잘 살리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그러면서도 “형이 준 향수를 항상 가지고 다닌다”며 남다른 마음을 전했다.
최근 한화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떨어졌다. 2일 대구 삼성전에서 어깨 통증을 호소했던 문동주가 결국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엄상백 역시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고,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른 뒤 돌아온 윌켈 에르난데스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부상 복귀전에서 호투한 오웬 화이트의 활약이 반가운 이유다.

주축 선수들의 줄이탈과 확실한 마운드 지킴이의 부재 속에 한화도 크게 흔들렸다. 팀 평균자책점은 5.08로 리그 8위까지 내려앉았다. 지난시즌과 비교하면 확연히 다른 흐름이다. 한화 입장에서는 ‘뉴페이스’의 등장이 절실한 시점이다. 어린 투수들에게 차례로 기회가 돌아갔고,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른 건 정우주다. 사령탑은 이미 “세 차례 정도 더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공언했다.
올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 키움 안우진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다. 당시 김경문 감독은 “우주가 더 잘 던질 것”이라며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7일 광주 KIA전에서 1.2이닝 2실점으로 흔들렸던 아쉬움을 씻어낸 투구였다. 직전 경기에서 볼넷만 4개를 내줬지만, 이날은 단 한 개만 허용한 점도 긍정적이다. 위력적인 속구는 강점으로 꼽히는 만큼 관건은 제구 안정과 변화구 활용이다.
공교롭게도 문동주의 이탈로 기회를 잡게 됐다. 정우주는 “감독님께서 꾸준히 믿어주신 덕분에 걱정 없이 내 공을 던질 수 있는 것 같다”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갑작스럽긴 하지만 선발투수가 꿈이었다. 이번 기회를 잘 살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선수단의 모자엔 문동주의 등번호 ‘1’이 새겨져 있다.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진 못하지만, 성공적인 수술과 쾌유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정우주는 “형 수술 소식에 많이 울었다”며 “잘 다녀오라고 얘기했다. 형의 몫까지 올시즌을 잘 마무리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떠나기 전 동료들에게 애장품도 나눴다. 노시환은 벨트를 받았고, 정우주는 “향수와 볼펜을 받았다”고 밝혔다. 묵직한 공만큼이나 취향도 확고했다. 그는 “좋아하는 향은 아니”라면서도 “항상 가지고 다닌다”며 웃어 보였다. 문동주의 기운까지 품고 뛰겠다는 각오인 셈이다. ssho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