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최근 축구계에서 가장 ‘핫한’ K리그1 팀은 강원FC, 지도자는 정경호 감독이다.
강원은 K리그1 6라운드 광주FC전을 기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1~5라운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도 3무 2패로 승리 없이 정체되자, 강원 정경호 감독은 후방 빌드업 중심의 패스 플레이에서 탈피하기로 했다. 대신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상대를 괴롭히는 전술로 선회했다. 고영준과 최병찬, 두 명의 스트라이커뿐 아니라 윙어 모재현, 김대원, 사이드백 송준석, 강준혁, 그리고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까지 강하게 상대를 누르는 공격적인 수비가 강원의 주된 변화다.
효과는 즉시 나왔다. 강원은 6라운드 포함 10경기에서 6승 3무 1패로 승점 21을 싹쓸이했다. 선두 FC서울전에서 퇴장자가 나오며 패배했을 뿐, 나머지 경기에서는 모두 승점을 챙겼다. 이 기간 단 4실점만 기록하는 경이로운 수비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하지 않았는데 수비가 강한 형국이다.
단순히 결과만 좋은 게 아니다. 경기력, 내용 자체가 ‘센세이셔널’하다. 상대를 압도하는 에너지 레벨로 가둬놓고 ‘패는’ 경기가 늘어나고 있다. 상대는 하프라인 위로 넘어오는 것도 쉽지 않다. 대전하나시티즌, 울산HD처럼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을 갖춘 빅클럽도 일방적으로 얻어맞다 끝났다. 울산 김현석 감독은 이례적으로 “우리가 완패했다”라며 패배를 인정하기도 했다.
최대한 높은 곳에서 공격 전개를 하는 게 정 감독 전술의 핵심 키워드다. 강한 압박으로 공 소유권을 가져올 뿐 아니라 앞으로 공을 전달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전에는 주로 짧은 패스를 통해 앞으로 나아갔지만, 6라운드부터는 골키퍼 박청효나 센터백 이기혁, 강투지가 롱패스를 배달하는 패턴이 늘어났다.

단순한 롱볼이 아니다. 공은 대부분 최전방의 최병찬, 오른쪽 윙어 모재현에게 향한다. 두 선수는 키에 비해 제공권이 좋다. 공을 직접 따내지 못해도 고영준, 이유현, 서민우, 혹은 강준혁 등이 주변으로 달려들어 세컨드볼을 따낸다. 약속된 움직임에 따라 포지션을 갖추기 때문에 상대가 대응하기 어렵다. 강원은 원래 세밀한 빌드업이 좋은 팀이라 상대 파이널서드 진영에서 공을 잡으면 유려한 패스 플레이로 수비 라인을 허문다.
과거로 따지면 위르겐 클롭 감독 시절의 리버풀, 현재로 보면 유럽 챔피언 파리생제르맹(PSG)의 게임 모델과 유사하다. 정 감독이 꺼낸 트렌디한 전술에 제대로 대응하는 팀이 나오지 않고 있다. 단순하게 전방으로 공을 때려 넣는 것 이상의 대처법은 그 누구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축구계에서는 최근 강원, 그리고 정 감독이 ‘핫이슈’다. 지도자는 물론이고 선수, 에이전트, 관계자 사이에서 주된 대화 주제로 오르내린다. 심지어 유소년 축구계에서도 따라가야 할 모델로 언급되며 한국 축구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코치 시절부터 전술가로 유명했던 정 감독은 지난해 강원을 5위에 올려놓은 데 이어 올시즌에도 혁명적 인 전술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이례적으로 시즌 도중 전술의 대폭 수정해 성과까지 냈기에 정 감독의 지도력을 더 높이 평가할 수박에 없다.
K리그, 한국 축구 전체로 봐도 전술 하나로 이 정도 이슈가 된 사례는 거의 없다. 과거 강원이 김병수 감독의 ‘병수볼’로 유명했고, 이정효 감독이 광주 시절 좋은 전술가로 평가받긴 했지만, 전술 자체의 임팩트가 이 정도로 강한 건 아니었다. 전반기를 수놓은 강원과 정 감독이 더 돋보이는 이유다. weo@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