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이소영 기자] “어머님이랑 할머님도 우셨대요.”

전날 고척 키움전에서 4회말 교체된 KT 신인 유격수 이강민(19)이 더그아웃에서 눈물을 터뜨린 모습이 포착됐다. 이강철(60) 감독은 “문책성 교체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며 “실책과 별개로 경기는 진행해야 하니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감독이 이끄는 KT는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6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과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2차전에서 8-7 진땀승을 거둔 KT는 위닝시리즈를 조기 확보한 데 이어 삼성이 패하면서 2위로 올라섰다.

직전 경기에서 이강민은 수비 실책을 범한 뒤 권동진과 교체됐다. 경기 초반부터 수비 불안을 노출했는데, 4회말 1사에서 서건창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1루로 송구하는 괴정에서 악송구가 나왔다. 이후 그라운드에서 물러났고, 더그아웃에서 주장 장성우가 위로를 건네자 눈물이 터지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기사엔 문책성 교체라고 나갔더라”고 웃은 뒤 “아직 어린 선수이지 않나. 실책과 별개로 경기는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권동진을 대신 내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날 상대 선발도 왼손 투수이다 보니 기를 살려주려고 선발 출전시켰다”면서도 “이미 전부터 송구가 불안했다. 천천히 던져도 될 때도 급하게 하다가 실수가 나왔다. 보면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일이 터졌다”고 덧붙였다.

2026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데 전체 16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이강민은 사령탑이 애지중지 키우는 유망주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지만, 최근 부진을 겪으며 선발보다 백업으로 출전하는 횟수가 늘었다.

그러나 사령탑의 신뢰는 굳건했다. 이 감독은 “강민이를 기용하려고 마음먹었는데 문책성 교체는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며 “그런데 우는 걸 보니 아직 어리긴 어리구나 싶었다. 어머님과 할머님도 우셨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울면 방송에 다 나가는데 나중에 부끄러울 수 있다”며 “야구선수는 우는 건 아니다”라고 진심 어린 조언(?)을 전했다.

한편 KT는 이날 키움 선발 박준현에 맞서 최원준(우익수)-김현수(지명타자)-류현인(1루수)-샘 힐리어드(좌익수)-허경민(3루수)-김상수(2루수)-배정대(중견수)-한승택(2루수)-권동진(유격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로는 케일럽 보쉴리가 나선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