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클래식 1R 버디 10개-보기 1개로 19점

공격적 플레이 필요한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

한국오픈서 어린 후배들보며 ‘공격본능’ 되찾아

“체력관리 위해 꾸준히 운동, 넷플릭스도 봐요”

[스포츠서울 | 서귀포=장강훈 기자] “참교육 보느라 늦게 잠들었어요.”

말수가 적다. 자신은 “내성적인 게 아니라 낯가림이 심한 편”이라고 부인했다. 그런데 플레이 스타일은 ‘닥공’이다. 반전 매력이 돋보이는 베테랑 박은신(36·하나금융그룹)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박은신은 11일 제주 서귀포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KPGA 클래식 with 아임비타(총상금 7억원) 첫날 버디 10개와 보기 1개를 바꿔 9타를 줄였다. 2024년부터 시작한 KPGA 클래식은 한국프로골프 투어 유일의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이다.

타수로 우열을 가리는 스트로크 플레이와 달리 점수로 순위를 정한다. 이글 5점 버디 2점을 가점하고, 보기 1점 더블보기 이상 2점을 빼는 식이다. 얻는 점수보다 잃는 점수가 적으니,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버디 10개로 20점을 쌓은 박은신은 마지막 홀 보기로 1점을 잃었다. 19점은 KPGA 클래식 한 라운드 최다득점 타이 기록이다.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른 KPGA투어 전체로 확장하면 2020년 KPGA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8개를 폭발한 김한별 등이 기록한 21점이 최다기록이다. 리더보드 상단에 포진한 게 당연한 성적.

“젊은 선수들과 동반 라운드하면서 느낀 게 많다”는 박은신은 “20대 때는 두려움 없는 스윙을 했다. 문동현(20) 장유빈(24) 등과 한국오픈 때 함께 플레이했는데, 정말 강하게 스윙하고 공격적으로 나서더라”고 밝혔다.

후배들의 거침없는 스윙을 보느라 컷오프 됐다. 공격본능을 되찾겠다고 다짐한 뒤 출전한 대회가 KPGA 클래식이고, 마침 ‘닥공’이 필요한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이다. 박은신은 “전체적으로 (마인드 재정립에) 큰 도움이 됐다”며 웃었다.

남자 골프계에서 소문난 ‘바른생활 사나이’다. 말수가 적고 진중한 편이어서 내성적이라는 오해도 받는다. 박은신은 “낯을 가려서 그렇지 내성적이지는 않다”고 항변(?)했다.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 등 ‘운동광’으로 알려진 그는 “프로선수이니까, 운동 많이하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골프와 운동을 제외한 취미를 물었다. 잠시 고민하던 박은신은 “넷플릭스를 자주 본다”며 “최근에 참교육을 보고 있는데, 이거 보느라 늦게 잠들었다”고 고백(?)했다. 참교육은 일종의 ‘학원 판타지물’인데, 국가교권위원회라는 가상의 공공기관이 교사와 학생들의 일탈을 응징하는 내용이다. 액션이 많아 남성들 사이에서 열풍이 불고 있는 인기작이다.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후배들에게서 ‘참교육’을 받고 공격 본능을 봉인해제한 셈이다.

이왕 공격본능을 회복한 김에 우승 욕심도 드러냈다. 그는 “2라운드는 오후에 출발하니까 바람이 관건일 것”이라며 “퍼팅 라인을 믿고 쳐서 좋은 결과가 나왔으니 2라운드도 믿고 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오늘처럼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면서 완급조절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대회를 마치면 메인 후원사 대회다. 그는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은 항상 좋은 성적 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대회 직전 열린 KPGA 클래식에서 비록 첫날이지만 좋은 스코어를 내서 기분좋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제주에서 서울로, 다시 춘전으로 이동하는 게 만만치 않은 여정이다. 박은신은 “피곤할 수 있지만, 이번 대회에 좋은 성적 내서 다음주까지 이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