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사포판=김용일 기자]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난맥 속 어렵게 두 번째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1년 10개월간 만고풍상(萬古風霜)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동력은 태극마크, 그리고 자신과 신의를 쌓아온 태극전사 제자다.
위르겐 클린스만 시대 분열의 길을 청산하고 2026 북중미 월드컵 대표팀 ‘홍명보호’는 어느 때보다 원 팀으로 뭉쳐 있다. ‘수장’ 홍 감독부터 ‘캡틴’ 손흥민(LAFC), ‘막내’ 배준호(스토크시티), 훈련 파트너로 참여한 강상윤(전북) 윤기욱(서울)까지 태극전사 28명(최종 명단 26명)은 한국 축구의 도약을 그릴 준비를 마쳤다.

한국은 12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체코와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른다. 사상 첫 48개국 체제로 치르는 이번 월드컵은 32강 토너먼트부터 시행, 16강에 도달하려면 산을 하나 더 넘어야 한다. 조 3위 중 상위 8개 팀까지 32강에 올라 조별리그 경쟁 수위가 낮아졌다고 하나, 1차전 승리의 중요성은 같다. 한국과 체코 모두 공동 개최국인 ‘홈 팀’ 멕시코와 한조에 묶인 만큼 서로를 넘어야 ‘꽃길’을 걷는다. 그렇지 않으면 ‘가시밭길’이 불가피하다.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해발 1571m 고지대’ 아크론 스타디움을 고려해 한국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를 거쳐 과달라하라에서 착실히 고지대 적응 훈련을 마쳤다. 반면 지난 4월 유럽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 막차를 탄 체코는 베이스캠프 선택권이 없어 평지에서 담금질해 왔다. 이동거리와 시차 등도 한국이 수월하다.


체코전 이틀을 앞두고 수비수 김태현(가시마)이 발목 부상을 입는 변수가 생겼지만 홍 감독과 선수단은 당황하지 않고 플랜B를 다듬었다. 손흥민이 최전방을 든든히 지키는 가운데, 이기혁(강원)~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이한범(미트윌란)을 중심으로 ‘완성형 스리백’을 펼쳐보일 태세다.
체코 ‘수장’ 미로슬라브 코우베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이틀 전 베스트11을 정했다”고 여유를 부렸지만 ‘고지대 적응’ 얘기가 나오자 “너무 염두에 두지 않는다”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두려움인지, 자신감인지 모르지만 초조해 보였다. ‘리빙 레전드’ 박지성 JTBC 해설위원은 “상대가 내일 경기하는 데 ‘(고지대로) 지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할 순 없을 것”이라며 “분명히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홍 감독은 “2014년에 (브라질 대회에서 감독으로) 실패했지만, 그동안 많은 경험을 토대로 이번 월드컵을 잘 준비했다. 선수들이 신나고 재미있고, 활기차게 하도록 이끌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젠 우리것만 펼치면 된다. 사포판 | 김용일 기자 kyi0486@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