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군대에서 주먹밥 한 입 먹었을 뿐인데 아이돌이 됐다. 드라마 속 단 한 번의 리액션에서 출발한 가상 보이그룹이 세계관을 찢고 음악방송 무대까지 진출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엠넷 ‘엠카운트다운’에는 특별한 그룹이 등장했다. 바로 티빙 시리즈 ‘취사병 전설이 되다’ 속 가상 아이돌 그룹 미각보이즈다. 극 중 강성재(박지훈 분)가 만든 아란치니 주먹밥을 맛본 중대장 황석호(이상이 분)의 과장된 리액션 장면에서 비롯된 캐릭터들이 현실 무대까지 진출한 것이다.
멤버 구성부터 심상치 않다. 쓴맛관철(강하경 분), 매운맛승우(이상준 분), 단맛문익(임지호 분), 신맛상욱(강준규 분), 짠맛지용(김문기 분)까지 다섯 명이 각각 하나의 맛을 담당한다. 여기에 황석호가 피처링 멤버로 합류하며 완전체가 됐다.

설정만 놓고 보면 다소 황당하다. 하지만 바로 그 황당함이 대중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진지하게 맛을 표현하는 멤버들의 표정 연기와 군대라는 배경, 그리고 아이돌이라는 장르가 절묘하게 맞물리며 예상 밖의 웃음을 만들어냈다.
이번 ‘엠카운트다운’ 무대에서는 이상이와 함께한 스페셜 곡 ‘마이 플레이버(My Flavor)’도 공개됐다. 다섯 가지 맛을 콘셉트로 한 안무와 가사, 멤버별 개성을 살린 퍼포먼스는 짧은 무대임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드라마 속 설정을 현실 무대로 확장했다는 점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무대 영상은 물론 개인 직캠, 릴레이 댄스 콘텐츠까지 제작되며 실제 아이돌 못지않은 행보를 이어갔다. 그 결과 미각보이즈 무대 영상은 공개 3일 만에 조회수 100만 뷰를 돌파했다.
최근 콘텐츠 업계에서는 드라마와 영화 속 캐릭터를 현실 세계로 확장하는 마케팅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미각보이즈와 함께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와일드 씽’ 속 39주 연속 음악방송 2위 비운의 발라드 가수 최성곤(오정세 분) 역시 실제 SNS 계정을 개설해 관객들과 소통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중에서도 미각보이즈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밈을 넘어 실제 아이돌 그룹 못지않은 완성도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배우들은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와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오가며 작품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미각보이즈의 인기는 곧 ‘취사병 전설이 되다’가 가진 콘텐츠의 힘을 보여준다. 군대와 음식이라는 현실적인 소재에 과감한 상상력을 더해 웃음을 만들어냈고, 그 웃음은 이제 작품 밖 현실 세계까지 진출했다.
화면 속 주먹밥 한 입에서 시작된 미각보이즈는 말 그대로 드라마를 찢고 현실로 걸어 나온 가장 맛있는 아이돌이자 가장 성공한 밈이 됐다. sjay09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