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일 만에 중동 전쟁 사실상 종식
향후 60일 핵협상이 최대 분수령
전문가들 “미국의 제한적 승리, 이란의 체제 유지…진정한 승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스포츠서울 | 이상배 전문기자] 미국과 이란이 106일간 이어진 무력 충돌을 사실상 종식하는 종전 양해각서(MOU) 초안을 마련하면서 중동 정세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완전한 평화협정이 아닌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적 휴전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하며 향후 진행될 핵협상의 결과가 중동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란 측은 오는 19일 미국과 체결할 예정인 종전 양해각서 초안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다만 이번 설명은 최종 서명 이전에 공개된 것으로 실제 체결 문안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미국 측의 공식 해석과도 일부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란과의 합의가 마무리됐다”라고 발표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도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전이 선언됐다”라고 밝혔으며 협상을 중재한 파키스탄 정부 역시 양측의 종전 합의를 공식 확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은 개전 106일 만에 사실상 종료 단계에 진입하게 됐다. 이번 양해각서의 핵심은 ‘선 이행, 후 협상’ 방식이다.
양측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휴전을 선언하고 미국은 이란 동결자금 240억 달러 가운데 120억 달러를 우선 해제하기로 했다. 또한 이란산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제재를 유예하고 해상봉쇄를 해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같은 조치가 이행되면 양국은 60일간의 최종 협상에 돌입한다. 미국은 협상 기간 중 추가 병력 증파와 신규 제재를 중단하고 30일 이내 이란 주변 지역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게 된다.
또 미국과 동맹국들은 최소 3,000억 달러(약 450조원) 규모의 이란 재건 계획을 제시하도록 명시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군사적으로는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한다. 전쟁 과정에서 이란 핵시설 상당수가 타격을 입었고 미사일 전력 역시 약화됐다. 이에 따라 이란의 핵무기 개발 능력은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국이 당초 목표로 제시했던 고농축 우라늄 반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폐기, 친이란 무장세력 지원 중단 등의 핵심 요구는 이번 합의안에 포함되지 못했다. 특히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중동 내 대리세력 지원 문제는 협상 의제에서 제외돼 향후 지역 안보의 불안 요인으로 남게 됐다.
이란 역시 막대한 군사적 피해를 입었지만 체제 붕괴를 막고 국가 운영 체계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동결자금 해제와 석유 수출 정상화 가능성을 확보함으로써 경제 회복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협상의 최대 쟁점은 이란이 보유한 60% 이상 고농축 우라늄의 처리 문제다.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해외 반출 또는 희석 조치를 이란이 수용할 경우 핵무기 개발 능력은 크게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를 거부할 경우 협상은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단순한 미·이란 관계 개선을 넘어 글로벌 전략 질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중동 개입 축소는 중국의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며 러시아 역시 중동 지역에서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은 군사적 우위를 확보했지만 정치적 목표를 완전히 달성하지 못했고, 이란 역시 체제를 유지했지만 핵 프로그램과 경제 회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라며 “이번 종전 양해각서는 평화협정이 아니라 핵협상을 위한 휴전 합의로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한 평가”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과 이란은 최종 승인 절차를 거쳐 양해각서를 공식 체결할 예정이며, 향후 양국의 국내 정치 상황과 국제사회의 반응에 따라 일부 조항이 수정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sangbae0302@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