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보여준 교사 지키려 나선 학생회 부회장
성명문 공개 후 온라인 여론 폭발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 대표팀 경기를 수업 시간에 틀어준 교사를 학교 측이 색출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한 학생이 이를 비판하는 공개 성명문을 내며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전국 곳곳의 학교와 직장에서는 한국과 체코의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를 시청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경기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열띤 응원 장면이 담긴 영상들이 줄이어 올라왔다.
하지만 한 고등학교에서 교장이 수업 시간에 월드컵 중계를 보여준 교사를 파악해 색출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자신을 학생회 부회장이라고 밝힌 한 학생이 성명문을 공개하며 학교 측의 대응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 학생은 성명문에서 “선생님들은 학업에 지친 학생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이는 공동체 의식과 정서적 유대를 배우는 살아있는 교육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 측을 향해 교사 색출로 비칠 수 있는 강압적 행위를 중단하고 교육의 본질을 되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성명문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네티즌들의 거센 반응도 이어졌다. 온라인에서는 “교육은 교과서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학생과 교사를 지지하는 의견과 “수업 시간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학생의 용기와 문제의식을 칭찬하는 누리꾼들은 “학생이 실명까지 걸고 목소리를 낸 것이 대단하다”, “월드컵은 국가적 행사나 다름없고 교실에서 함께 본 추억은 평생 남는다”며 교사들의 판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학교 측 입장을 옹호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중간고사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면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도 중요하다”, “학교 운영 책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우려할 수 있는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학교 측은 진화에 나섰다. 학교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응원 과정에서 다소 소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해 실태 파악을 지시한 것은 맞지만, 실제 조사는 중단됐다”고 해명했다. 또한 월드컵을 보여준 교사나 성명문을 낸 학생에게 어떠한 불이익도 주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월드컵 시청 여부를 넘어 교사의 자율성, 학생과 교사의 관계, 그리고 올바른 학교 운영의 방향성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gioia@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