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사포판=김용일 기자] “이강인에게 오지마라, 걷어찰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실수를 틈 타 결승골을 넣고 승전고를 울린 멕시코의 ‘수장’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경기 중 ‘옛 제자’ 이강인과 웃으며 대화나눈 것을 묻자 이렇게 말하며 미소 지었다.
아기레 감독은 19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한국과 경기에서 1-0 승리한 뒤 “선수들이 (개막전이던) 남아프리카공화국전(2-0 승)에서는 긴장했는데 한국전에서는 침착하게 임했다”며 “정말 멋진 경기를 펼쳤다”고 말했다.
멕시코는 전반 중반 이후 이강인의 침투 패스를 앞세운 한국 공세에 좀처럼 전진하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 5분 한국 골문 앞에서 골키퍼 김승규가 공중볼 처리 과정에서 착지하다가 수비수 이기혁과 동선이 겹쳐 공을 놓쳤다. 상대 루이스 로모가 재빠르게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멕시코는 한국의 막판 공세를 제어하면서 조별리그 2연승(승점 6)을 기록, 체코와 최종전 결과에 관계 없이 조 1위와 32강행을 조기에 확정했다.
이날 아기레 감독은 후반 초반 이강인이 자기 기술 지역쪽으로 오자 몇 마디 말을 나눈 뒤 웃어보이기도 했다. 이강인은 과거 마요르카 시절 아기레 감독의 지도를 받은 적이 있다. 아기레 감독은 “난 이강인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예전에 우리 집에서 묵은 적도 있다”며 “(후반 당시) 그에게 ‘오지마라, 걷어찰 것’이라고 했다. 또 머리를 염색했던데 ‘마음에 안 든다’고 농담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전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이강인에 대한 반가운 마음을 표시한 적이 있다.
아기레 감독은 “굉장히 어려운 경기였지만 득점할 때까지 매우 침착했다. 골키퍼도 잘 했다”며 “팬들이 ‘멕시코’를 크게 외치며 응원해줬다. (과달라하라에) 도착할 때부터 따뜻하게 맞아주셨는데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경기를 잘 제어하는 팀이다. 차분하다. 그런데 가끔 실수를 한다. 그런 게 우리를 유리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조 1위를 품은 멕시코는 C·E·F·H·I조 3위 가운데 한 팀과 오는 7월 1일 멕시코시티에서 32강전을 치른다. 조별리그 최종전(25일) 이후 장거리 이동 없이 닷새를 쉬고 32강을 치르는 ‘꽃길’을 걷게 됐다. 32강도 넘어서면 16강전도 멕시코시티에서 치를 수 있다.
아기레 감독은 “선수에게 조 1위를 하면 멕시코시티에서 (계속) 경기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있었다”면서 한국을 상대로 90분 내내 수비 집중력을 발휘한 동력임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개최국으로 이번 대회 더 높은 꿈을 그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kyi0486@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