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과달루페=김용일 기자] 믿기 어려운 졸전을 펼친 탓에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날 선 질문이 쏟아졌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모든 건 감독 책임”이라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는 25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0-1로 패한 뒤 ‘선수의 몸이 무거웠다. 집단 식중독이라고 걸린건가. 불가항력적 요인이 있었느냐’는 말에 “그런 건 없었다. 이유를 그런 쪽에 돌리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 졸전을 펼친 이유가 어디에 있냐’는 추가 질문이 나왔다. 홍 감독은 “이런 결과가 나오면 여러 이유를 댈 수 있지만 모든 건 감독의 책임이다. 내가 잘못 판단하고 결정했으니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앞선 1,2차전에 선발로 뛴 ‘캡틴’ 손흥민을 선발에서 뺀 이유를 묻는 말이 나왔다. 홍 감독은 “손흥민은 상대가 힘이 있을 때 하는 것보다 전반 45분 이후 (힘이 빠졌을 때), 그리고 공간이 생길 때 넣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축구는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징크스를 지속했다. 남아공전까지 역대 아프리카팀과 5차례 만나 1승1무3패의 열세. 유일한 승리는 2006년 독일 대회 토고전(2-1 승)이다.
홍 감독도 유독 아프리카팀에 약하다. 사령탑으로 처음 나선 2014 브라질 대회 때 알제리전 참패(2-4 패)는 여전히 치욕으로 남아 있다. 이번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지난 3월 영국 밀턴케인즈에서 치른 코트디부아르전도 0-4 완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남아공을 상대로 징크스 타파에 나섰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반면 1952년생 ‘백전노장’ 휴고 브로스(벨기에) 남아공 감독은 승리 직후 감격해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국을 조 3위(1승2패·승점 3)로 밀어내고 최하위에서 2위(1승1무1패·승점 4)로 도약, 32강행에 성공한 그는 “감독으로 마지막 월드컵이다. 4년 뒤면 난 78세다. 커리어에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었는데 감정이 올라왔다”며 “한국은 빠르고 많이 뛰며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걸 알고 있었다. 상대 공을 따내 어떻게 역습할지 분석했다. 선수가 자기 역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전략의 승리란 것이다. 또 “언론에서 우리를 향해 뭐라 했으나 의심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며 더 높은 꿈을 그렸다. kyi0486@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