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이 남아프리카공화국전 패배를 단순한 한 경기의 부진으로 보지 않았다.

박지성은 25일 JTBC 북중미 월드컵 후토크 프로그램 ‘빼박 숙려캠프’에서 “가장 큰 문제는 같은 잘못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이날 멕시코 몬테레이 에스타디오 BBVA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졌다.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자력 32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한국은 조 3위로 내려앉았다. 이제 다른 조 3위 팀들과 성적을 비교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경기 내용도 답답했다. 박지성은 경기 중계 과정에서도 공격 전개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이강인이 잡을 때 주변 동료들이 도와줘야 한다. 너무 구경하는 듯한 플레이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강인이 공을 잡아도 전방 움직임이 부족했다. 패스를 받을 선수가 보이지 않았고, 공격은 쉽게 끊겼다.

박지성은 “어떻게 공간을 만들고, 움직이겠다는 팀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매끄러운 공격이 되지 않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후에도 비판 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박지성은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모두 같은 모습이었다”며 “팀으로서 득점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지가 경기에서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번 부진을 대표팀 운영 구조의 문제로 보며 “2014년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을 맡았을 때도 준비 과정이 좋지 않았고 결과 역시 좋지 않았다. 그런데 8년이 지난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직 탈락한 것은 아니지만 32강에 진출한다고 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라며 “이런 과정이 반복되는 이유는 결국 한국 축구를 이끌고 있는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해법도 내놓았다. 박지성은 “한순간에 바뀌기는 어렵다”며 “처음부터 목표를 다시 세우고 잘못된 부분을 하나씩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짧게 잡아도 10년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BS 중계에 나선 이영표 해설위원도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이영표는 “이상하게 선수들 움직임이나 몸놀림이 버거워 보였다.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은 경기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는 의외성이 많은 종목이다. 하지만 경기 시작 전 객관적인 전력은 모든 곳에서 한국 우세를 예상했다. 상당히 당혹스러운 결과”라고 했다.

캐스터 전현무도 충격을 숨기지 못했다.

전현무는 “0-1로 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희망이 없진 않다”고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오늘 경기 결과는 감독 책임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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