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에 스스로 타격폼 수정

일찌감치 ‘내 것 ’ 찾아, 2년차 폭발

‘공수 겸장’ 2루수 우뚝

2026 아시안게임 대표팀도 발탁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20살이 맞나 싶다. 고교 시절부터 초특급이라 했다. 그래도 프로는 또 다른 세상이다. 오자마자 잘한다. 그래서 놀랍다. 스스로 조정하는 능력까지 갖췄다. 주인공은 두산 박준순(20)이다.

박준순은 2025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다. 전체 6순위다. 야수 중 가장 먼저 뽑혔다. 그만큼 두산이 박준순을 높게 평가했다는 얘기다.

데뷔시즌 1군에서 91경기 뛰었다. 타율 0.284. 4홈런 1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86을 기록했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년차인 올시즌 폭발 중이다.

타율이 무려 0.335다. 홈런도 벌써 9개를 때렸다. OPS는 0.957에 달한다. 득점권 타율도 0.362로 빼어나다. 이를 바탕으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주전 2루수를 예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년차였던 2025년으로 돌아가 보자. 데뷔 초반 박준순 타격 자세는 상체를 숙이고, 다리도 굽히는 형태였다. ‘웅크리는’ 모습이다. 시즌 초반 2군에 한 번 다녀왔다. 돌아온 이후 상체를 곧게 세우고, 다리도 거의 굽히지 않았다. 완전히 다른 타격폼이다.

이게 통했다. 5월까지는 거의 교체로 나섰다. 6월부터 선발출전 기회가 늘었다. 6월 타율 0.296 기록했고, 7월은 타율 0.338 쐈다. 8월 타율 또한 0.307로 좋다.

박준순을 만나 타격폼에 관해 물었다. “처음 프로 왔을 때 좀 웅크리는 폼이었다. 2군에 내려갔을 때 ‘그냥 편하게 쳐보자’ 싶었다. 상체도 편하게 세워서 쳐봤다. 감이 나쁘지 않았다. 계속 그렇게 치고 있다. 좋은 타구가 나오고, 장타도 나오더라”고 설명했다.

놀라운 점이 있다. ‘본인 판단’이라는 점이다. “그냥 나 혼자 판단해서 바꿨다. 웅크리고 있어도, 어차피 타격 나갈 때는 몸을 세워야 한다. 아예 ‘처음부터 세우자’ 싶더라. 내가 어퍼스윙이 아니라 레벨스윙 쪽이다. 준비할 때부터 몸을 세우고, 높은 상태로 시작하니까 딱 맞았다”고 짚었다.

언제나 ‘내 것’이 중요한 법이다. 타격폼도 마찬가지다. 섣불리 수정했다가 낭패를 본 경우는 무수히 많다. 이걸 19살 때, 스스로 판단해 결정을 내렸다. ‘신인답지 않다’는 말이 딱 맞다.

물론 어린 선수가 겪는 시행착오도 있다. 올시즌 4월 맹타를 휘두르다 5월 들어 처졌다. 체력 때문이다. 여기서 코치들 조언이 나왔다.

박준순은 “체력 문제가 있었다. 멋모르고 운동만 열심히 했다. 손시헌 코치님, 이진영 코치님이 ‘그럴 필요 없다’고 하셨다. 운동 안 하고 쉬다가 경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운동 안 하고, 경기 때 체력을 썼다. 덕분에 살아난 것 같다”고 말했다.

재능은 탁월하다. 결단력도 있다. 내 몸을 오롯이 통제하는 것도 프로의 의무다. 그걸 또 배웠다. 20살 나이에 ‘완성형’으로 가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