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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롯데 송승준(33)은 지난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즌을 보냈다. 무뎌진 구위속에 성적은 곤두박질쳤고, 팀 내홍에 시달린 소속팀 롯데와 함께 끊임 없이 추락했다. 그 와중에 팬들은 ‘이제는 늙었다’ ‘외모만 신경쓴다’는 등 각종 악플을 달며 롯데 부진의 원인이 마치 송승준에게 있는 듯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스스로도 자신의 구위와 성적에 실망한 송승준은 급기야 ‘야구포기’를 생각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야구인생의 위기에서 그를 일으켜 세운 건 전에도 그랬듯 아내의 말 한마디였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롯데 전지훈련캠프에서 26일(한국시간) 만난 송승준은 “지난해는 정말 힘들었다. 성적도 너무 안 좋고 야구가 안됐다. 특별히 아픈 것도 아닌데 야구가 정말 안됐다. 팬들에게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었다. 고민을 거듭하다 시즌이 끝난 후 아내에게 ‘나 야구 그만둘까’라고 말했다. 정말 내 자신이 다 된 것 같았다”며 “그런데 아내가 피식 웃으며 ‘한번 당신보다 더 잘하는 선수가 몇 명이나 있는지 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정말 기록을 보니 의외로 나 보다 잘 하는 선수가 아직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그 한마디에 마음을 독하게 먹고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송승준은 24경기에 등판해 8승11패 방어율 5.98을 기록했다. 몸도 만들지 못하고 국내프로야구에 데뷔한 2007년이후 처음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방어율도 최하였다. 하지만 팀내에서 외국인선수와 장원준(두산 이적) 다음인 네번째로 많이 던졌고, 8승이라는 성적도 은퇴를 생각하기엔 너무 일렀다.
마음을 다 잡은 송승준은 12월엔 일본 돗토리현 월드윙스포츠센터에서 튼실하게 몸을 만들며 피칭까지 소화했다. 이와세 히토키, 야마모토 마사히로 등 자신보다 훨씬 나이 많은 베테랑 투수들이 피칭을 하는 것을 보고 분발하며 일찌감치 공을 잡았다. 덕분에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선 힘든 훈련을 거뜬히 소화하는 것을 넘어 후배들보다도 더 빨리 전력피칭을 하며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송승준은 지난해 12월 일본에 가서 훈련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송승준은 “그 곳 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트레이너가 내 몸을 보고 ‘등근육이 잘 발달한 투수인데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공에 회전이 안 걸리는 것’이라며 등근육을 활용하는 방안을 조언을 해줬는데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송승준의 공은 평균구속이 예년보다 1~2 ㎞ 떨어지긴 했지만 난타당할 공은 아닌 것 같았는데 맞아나갔고, 원인은 회전력 부족이었다는 것이다. 폼이 무너졌고 그 결과 흔히 말하는 볼끝이 안 살아 맞아나갈 수 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해답을 찾았으니 스프링캠프에서 갈고 닦아 몸에 완전히 익히게 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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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준은 “마치 고등학교 졸업하고 처음 미국무대에 진출할 때 같은 기분이다. 당시 나는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 가서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정말 독하게 야구를 해야했고 뭔가 보여줘야만했다. 지금도 꼭 그런 기분이다”라고 투지를 불태웠다. 마침 롯데의 전지훈련지인 애리조나는 마이너리그 시절 눈물 젖은 빵을 먹을 때 와본 기억도 있어 당시의 각오와 마음가짐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만들고 있다.
피오리아(미 애리조나주) | 이환범 선임기자 whit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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