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KBO야구규칙 2.54에 보면 아웃은 ‘수비팀이 공격팀을 물러나게 하는데 필요한 3개의 아웃처리 중의 하나’라고 설명돼 있다. 야구는 3명이 아웃되면 공수가 바뀐다. 공격팀은 죽지 않고 살아나가려 하고 수비팀이 실점 없이 빨리 3아웃을 잡고 싶다. 아웃을 ‘죽는다’라고 표현했는데, 진짜 죽는 건 아니고 기회를 잃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투수가 타자를 삼진잡는 스트라이크의 약자인 ‘K’도 ‘Kill’의 약자는 아니다.
아웃이 되는 방법은 그라운드 곳곳에 있다. 타석에 선 타자는 헛스윙아웃과 루킹삼진으로 기회를 잃을 수 있다. 헛스윙아웃은 방망이라도 휘둘렀지, 루킹삼진은 멀뚱히 공을 바라보다가 서서 아웃되는 것이다. 2스트라이크에서 방망이로 공을 건드리긴 했는데 그 공이 포수 미트속으로 쏙 들어가면 파울팁 아웃이다. 포수 입장에선 일종의 팁이다. 야규규칙 6.05는 타자가 아웃되는 경우를 A부터 N까지 14가지로 나눠 분류하고 있다(여기에 상황별로 더 세분화되며 아웃이 되는 경우의 수는 더 확장된다). 수비수에게 타구가 잡히는 것부터 시작해 인필드플라이, 송구방해, 스리번트 아웃, 페어볼이 타자주자에게 닿았을 때 등. 인필드플라이는 무사 또는 1사 1,2루(만루 포함)에서 타자가 친 공이 평범한 내야 뜬공일 때 선언된다. 이때 타자주자는 자동 아웃된다. 페어볼을 타자주자가 건드리며 아웃되는 모습은 번트상황에서 가끔 나온다. 자신의 발로 타구를 수비수가 없는 쪽으로 찰 수 있다면 야구는 축구가 된다.
야구규칙 6.06은 타자의 ‘반칙행위’로 인한 아웃을 A~D까지 4가지로 명시하고 있다. 이중 3가지는 발을 타자석 밖에 두고 타석하거나, 투수의 투구 동작중에 반대편 타석으로 이동하는 등 타석 이탈에 관한 아웃이다. 부정배트 사용시는 아웃돼 경기에서 퇴장당한다. ‘부기’에 따르면 부정 또는 비공인 배트를 사용해도 어필 시기가 지나 발견되면 기록은 인정된다. 타격순서 착오도 상대팀이 어필하면 아웃이다. 이때도 어필 없이 투수가 다음 타자에게 투구하면 부정위 타자는 정위 타자로 인정되며 타격결과도 정당하게 된다. 심판원은 부정위 타자가 있다고 해도 함구하는데, 양팀 선수단이 끊임없이 주의를 환기하라는게 그 배경이다.
|
주자아웃은 야구규칙 7.08에 A~K로 나눠 견제, 태그, 주루사 등으로 분류된다. 예를 들어 볼인플레이 중에 베이스에 떨어져 있다가 태그 당하거나, 태그를 피해 베이스라인에서 3피트(91.4㎝)를 벗어나 달릴 때, 후위주자가 아웃되지 않은 선행주자를 앞질렀을 경우, 그리고 누의공과와 타구에 맞아도 아웃된다. KIA 김기태 감독은 지난 15일 LG전 7회 1사 1루 상황에서 1루주자 문선재가 2루에서 태그를 피하며 세이프 판정을 받자 그라운드에 벌러덩 누웠다. 문선재의 3피트 아웃을 몸으로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야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가장 헷갈리는게 포스아웃과 태그아웃이다. 협살 상황에선 선수들도 가끔 혼동이 생겨 베이스를 밟고 주자도 태크한다. 포스아웃은 다음 베이스로 가야만 하는 주자가 공보다 먼저 도달하지 못해 생기는 아웃이다. 무사(또는 1사) 1루에서 병살타가 나오는 상황을 연상하면 된다. 태그아웃은 베이스에서 떨어진 주자를 태그하는 것이다.
경기중에 태그아웃과 포스아웃 사이에서 선택의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지난 2013년 10월 7일 LA 다저스의 선발 류현진은 애틀랜타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 등판했는데 4-2로 앞선 3회 초 1사 1, 3루에서 크리스 존슨에게 빗맞은 투수 앞 느린 땅볼을 유도해냈다. 그런데 류현진은 키스톤 콤비를 활용한 병살이 아닌 홈송구를 선택했다. 병살로 2아웃을 잡았으면 실점없이 이닝을 마칠 수 있었지만, 홈으로 던지며 실점했다. 홈으로 쇄도하던 3루 주자를 잡기 위해선 포스아웃이 아닌 태그아웃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3루주자는 포수의 태그를 피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만약 이때 주자가 1,3루가 아닌 만루 상황이었다면 3루 주자는 포스 아웃이 되고 포수는 1루에 공을 던져 병살로 이닝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하지만 1, 3루 상황이었기에 3루 주자는 강제로 3루를 비워줄 필요가 없었고 홈에서도 태그를 당해야만 아웃이 된다. 결과적으로 류현진의 판단 착오였다. 스트라이크 아웃인데 낫아웃이라는 희한한 것도 있다. 2스트라이크 이후 포수가 3번째 스트라이크를 포구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때 타자는 아웃이지만, 낫아웃이기에 1루 베이스까지 달릴 기회를 얻는다. 1루에 주자가 없을 경우 아웃카운트에 상관없이 성립되고 1루 주자상황에서 2사에서만 성립된다. 타자가 스스로 아웃을 선택할 수도 있다. 타석을 포기하면 그렇게 된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SS포토]그라운드에 드러누워버린 KIA 김기태 감독](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wyzmob/timg/l/20150424/l_201504240100153670009999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