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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시내 곳곳을 편리하게 연결하는 모노레일.
[스포츠서울 이우석기자]근대사에서 빛나는 문화를 켜켜이 쌓아올린 도시 대구가 언젠가부터 인기 관광지로 곳곳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2012년 한국관광의 별을 필두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곳 100선, 지역특화우수사례 최우수상에 선정되는 등 일약 전국적인 관광지로 떠올랐다. 격세지감이며 상전벽해다. 그저 지방 중심도시, 철도와 고속도로가 있어 환승하기 좋은 곳 정도였던 대구에 젊은 관광객들이 몰려가기 시작했다.스마트폰으로 검색하거나 셀카봉을 어깨에 이고 다니는 20~30대 관광객이 대구 시내 곳곳에 한 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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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산케이블카 도착점에 위치한 전망대. 연인들이 매달아 놓은 사랑의 자물쇠로 가득하다.
내국인들이 국내 여행지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KTX 고속열차 동대구역이 국내를 여행하는 철도 여행자들의 주요 거점으로 변모했고 대구가 백패커(Back Packer.배낭여행자)들의 중심지로 떠올랐다.자유롭게 여행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소비하는 젊은 여행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덕이다. 가을철 관광주간에 찾기 좋은 먹방 여행지 대구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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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가격에 세련된 구두를 맞출 수 있는 향촌동 수제화 골목.
◇가슴은 뛰고 있었다, 골목길 접어들 때에

근대도시 대구는 마치 모세혈관과도 같은 골목으로 이뤄진 도시다. 대구 구 도심 중앙로를 중심으로 남북 1㎞, 동서 1.5㎞의 중심가에 위치한 약 1000여개의 골목이 있다.

골목마다 테마도 다양하다. 약전골목, 진골목, 양키골목, 말전골목, 공구골목, 미싱골목, 먹자골목, 로데오골목, 야시골목, 늑대골목, 반월당 통신골목, 안지랑 막창골목, 북성로 돼지불고기 골목, 교동 납작만두 골목 등.

패션 거리인 ‘야시(여우)골목’은 번적번쩍 한껏 차려 입은 여성들이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반대로 남성복을 주로 판매하는 골목은 늑대골목이다. 납작만두, 빨간오뎅 등 맛있는 주전부리 거리가 많은 교동 먹자골목, 향촌동 구제 골목과 수제화 골목, 군복이나 시레이션 등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물품을 파는 양키골목 등도 재미있다.

약전골목은 길 양쪽으로 각종 약재상과 한의원이 빼곡히 들어선 유려한 역사의 골목이며 약전골목과 이어진 진(긴)골목은 달성 서씨 집성촌으로 근대식 가옥들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골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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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차와 커피 문화가 유난히 발달한 곳이다.

여기다 최근 ‘한국의 시애틀’을 자처하는 커피골목까지 생겨나 인기를 끌고 있다.

‘대프리카’의 악명(?)도 감히 막지 못할 가을 여행 아이템이다. 걷고 마시고 ‘모노레일’까지 타고…. 몇몇 곳을 제외하면 오르막 하나 없어 그리 힘들지도 않고, 하나씩 살피며 걷는 재미가 있다. 가끔씩 만나는 포토존이나 간식거리는 골목길 여행에 쫄깃한 맛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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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먹거리 육개장(따로국밥). 벙글벙글식당.

대구에서 즐기는 맛있는 여행

사실 별 거 아닌 게 여행객들에겐 고맙다. 해외에서도 그렇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보다는 길거리 와플이 더욱 인기다. 주전부리는 대부분의 입맛에 맞고 몇 푼 안 하니 실패할 염려도 없다. 대구에는 젊은 층이 열광하는 주전부리 아이템이 ‘천지 빼까리(사투리로 지천)’다.

‘납작만두’는 사실 속에 거의 든 것이 없다. 그래서 원래 걸뱅이(거지)만두라 불렸다. 만두에 든 게 없다고 화를 내는 대신 부침개라 생각하면 된다. 기름에 갓 부쳐낸 납작만두는 담백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간장을 뿌려 그대로 먹어도 좋고 채 썬 양배추가 든 매콤한 쫄면과도 썩 잘 어울린다. 그래서 납작만두로 유명한 미성당은 쫄면 메뉴도 함께 판다.

안지랑곱창골목은 전국의 알짜배기 음식 명소 5곳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만큼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담백하고 고소한 대구막창은 술 한 잔 안주로 삼기에 딱이다. 수성못에는 마루막창이라고 유명한 집이 있다. 두툼한 생막창을 내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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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먹거리 서문시장 칼국수.

삼남에서 가장 번성하다는 서문시장은 ‘먹거리 백화점’ 격이다. 비싸봐야 2500~3500원을 받는 칼국수집이 시장 내 가득하다. 풋고추를 하나씩 들고 뜨거운 칼국수 가락을 쪼르륵 쪽쪽 빨아먹는 재미가 있다. 무려 16가지 나물이 들어가는 보리비빔밥과 반질반질 빛나는 순대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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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먹거리 야키우동.

동성로에서 맛보는 야키우동은 또 어떤가. 중국집이지만 서울에는 없는 음식이다. 중화반점 1대 사장(작고)이 매콤한 입맛에 맞춰 50년 전에 개발한 야키우동은 해물과 매콤한 양념, 면발이 어우러져 한끼 식사로 미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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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먹거리 매콤한 복어불고기.

여유가 좀 된다면 차진 육질을 자랑하는 뭉티기(생고기)나 찜갈비도 좋다. 대구 특유의 매콤한 복어불고기 역시 꼭 맛봐야 한다. 먹거리에 취해 술 한 잔 얼큰히 마셨더래도 걱정이 없다. 아침에 해장할 국밥 역시 ‘천지 빼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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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심부에 위치한 달성공원. 달성은 국내에서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토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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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공원에 고스란이 남은 토성의 흔적을 따라 한바퀴 돌아보는 걷기 코스.
◇멋드러진 가을을 품은 분지

맛만 보고 돌아가기엔 아쉽다. 가을맞은 대구는 풍요롭고 아름다운 매력까지 물씬 풍긴다. 도동서원 앞 은행나무는 이파리를 샛노란 금화처럼 물들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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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주요 관광지를 잇는 모노레일이 생겨나 관광객들이 편하게 도심을 여행할 수 있다.

구불구불한 다람재에 올라서면 비슬산(1084m)에 안긴 도동서원과 굽이치는 낙동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선오현의 수장 한훤당 김굉필을 모신 도동서원은 소수서원, 도산서원, 병산서원, 옥산서원 등과 함께 조선 5대 서원으로 꼽힐만큼 유서깊은 곳이다.

인근 화원읍 본리리 인흥마을은 고풍스러운 정취가 흐르는 양반 마을로 려말 문신 문익점의 18대손 문경호가 터를 잡은 ‘남평문씨본리세거지’다. 이 곳에는 9채의 한옥과 2채의 정자 등 총 11호 54동의 건물이 오롯이 남아 있다.

마을을 둘러보다 보면 기와로 이어진 좁다란 골목길에서 영남선비의 기강과 정취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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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공원은 오랜 시간 동안 동물원과 함께 해 어린이들이 가도 즐거운 공원이다. 동물원은 곧 없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대구 도심 쪽 관광 명소는 모노레일(대구 도시철도 3호선)이 거개 다 잇는다. 특히 달성공원, 서문시장 등 시내는 물론이며 수성못까지 환승없이 한 번에 갈 수 있다.

클래식한 달성공원은 아이에게도 노인에게도 모두 즐거운 곳이다. 도심 속에 있어 접근성도 좋다. 동물원도 둘러보고 잔디밭에 앉아 떨어지는 낙엽을 감상해도 좋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됐지만 원형이 거의 그대로 보존된 토성(사적 제62호)이다. 달성공원 성곽은 자연스레 ‘둘레길’로 변모해 산책하기에 좋다.

앞산공원에 올라 케이블카를 타고 대구의 전경을 바라보며 가을을 느끼는 것도 좋다. 멀리 팔공산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내려오면 이국적인 분위기의 카페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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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벅적한 서문시장은 대구시민과 관광객이 한 데 어울려 언제봐도 정겹다.

차와 커피 문화가 동시에 발달한 대구에서 오후의 홍차를 즐기며 돌아갈 열차를 기다리는 것. 특별히 시간을 오래 빼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주말의 휴가다.

dem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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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덕동 커피거리 류(柳)커피.

●가볼만한 곳=대구는 지역 토산 브랜드인 ‘커피명가’ 등 커피문화가 일찍 발달한 곳이다. 남구 대명동 앞산 카페거리는 부산 달맞이고개처럼 이국적인 분위기의 예쁜 카페들이 50여개소 밀집된 곳이다. 삼덕동 소방서 뒤에도 커피거리가 형성돼 있다. 세련된 카페에서 전문 바리스타의 솜씨로 내린 커피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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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십미 중 하나인 뭉티기. 동성로 송학구이.

●먹거리=따로국밥, 뭉티기, 찜갈비, 닭똥집, 논메기, 복어불고기, 누른국수, 무침회, 야키우동, 납작만두, 막창 등 요리와 주전부리를 포함한 ‘대구십(10)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문시장 칼국수는 어딜가도 보통 비슷한 맛을 내지만 이 중 은행식당이 인기다. 동구 신암동 닭똥집골목에선 오랜 시간을 같은 자리에서 지켜온 삼아통닭이 유명하다.(053)952-3650. 안지랑곱창골목에는 안지, 홍림, 미락 등 수많은 맛집들이 있는데 앞쪽보다는 뒷쪽이 오래된 집들이다. 메뉴는 대부분 비슷하다. 수성못 들안길 마루막창도 유명한 맛집이다.(053)763-3003. 시내에서 가장 오래된 송학구이는 뭉티기를 잘 한다. 싱싱한 고기는 물론이며 반찬도 이것저것 집어먹기 좋다.(053)424-3889. 문의 대구광역시청 관광과 (053)803-38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