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프리미어 12\' 대만 교민들의 열띤 응원!
야국대표팀이 14일 ‘2015 프리미어 12’ 멕시코를 상대로 대만 티엔무 구장에서 조별 예선 4차전을 벌이는 가운데, 대표팀을 응원하는 한국 교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타이베이(대만)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티엔무=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팬들 덕분에 힘이 납니다.”

2015 프리미어12에 참가 중인 한국 대표팀이 팬들께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 11일부터 대만 타오위안과 티엔무에서 B조 예선리그가 진행 중인데, 매경기 한국 팬들이 구장을 찾고 있다. 14 ,15일 티엔무시립구장에서 열린 멕시코, 미국전에는 내야 관중석을 거의 채울만큼 많은 팬들이 집결했다. 이들은 대표팀 선수들 플레이 하나하나에 찬사를 보내고, 타자들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소속팀에서 부르던 응원가를 합창했다. 국제대회 때마다 들리는 북과 꽹과리 소리도 구장에 울려 퍼졌고, “대~한 민국”이라는 응원구호도 빠지지 않았다.

[SS포토] \'프리미어 12\' 박병호, 표정만 봐도 홈런?
야구대표팀의 박병호가 14일 대만 티엔무 구장에서 진행된 ‘2015 프리미어 12’ 조별 예선 4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앞선 3회 대회 첫 홈런포를 쳐낸 뒤 타구를 쫓고 있다. 타이베이(대만)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15일 티엔무구장에서 열린 미국 대표팀과 B조 예선리그 마지막 경기에도 응원물결은 이어졌다. 주말을 이용해 경기를 보기 위해 대만을 찾은 팬도 있고, 대회 일정에 맞춰 여행을 온 가족단위 관중도 보였다.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은 대만을 비롯해 대회를 찾은 해외 취재진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부부젤라를 부는 도미니카공화국이나 휘파람으로 환호를 대신하는 미국, 간헐적인 우렁찬 기합소리를 불어넣던 멕시코 응원단과 비교하면, 확실히 일사분란하면서도 흥겨움이 느껴졌다. 대만 취재진 중 한 명은 “대만 사람들은 공격할 때나 수비할 때 모두 스피커를 켜놓고 열광적으로 응원한다. 때로는 응원이 경기에 안좋은 영향을 주기도 한다. 쉼 없이 응원한다는 점은 같지만, 한국 사람들은 플레이에 방해되지 않는 질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비할 때에는 2스트라이크 이후에나 “삼진”을 연호하는 정도라, ‘상대팀을 배려할 줄 아는 팬’이라는 인상을 준 듯하다.

팬들의 배려심은 선수들도 고스란히 느끼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결장했지만, 전날 멕시코전에서 대회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 올린 박병호는 “팬들의 격려 덕분에 마음에 큰 위안을 얻었다”고 말했다. 개막 후 극심한 부진에 빠져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구장에서 만난 팬들이 질타 대신 격려를 해 줘 부담을 덜었다는 것이다. 그는 “부진에 빠지면 당연히 비난을 듣게 된다. (메이저리그 진출 등으로)개인사정이 복잡해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데, 타격까지 마음대로 되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팬들 볼 낯도 없었다. 그런데 팬들께서 ‘잘하라’가 아닌 ‘힘내라’고 격려를 해 주시더라.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고 계신다는 것을 알게되니, 어쩐지 마음이 편안해지더라. 밝은 표정으로 경기를 치르자는 마음을 먹게 된 계기였는데, 표정을 바꾸니 홈런이 따라왔다”고 설명했다.

[SS포토] \'프리미어 12\' 조상우, 김광현이 남긴 만루에 연속 삼진!
야구대표팀 조상우가 15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 구장에서 진행된 ‘2015 프리미어 12’ 미국과의 경기에서 5회 김광현이 남겨놓은 만루 위기를 연속 삼진으로 진압한 뒤 덕아웃에 돌아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타이베이(대만)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자국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던 대만 대표팀은 이날 푸에르토리코에 끝내기 만루홈런을 허용해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승부조작과 도박파문 등 홍역을 치러 프로야구의 인기가 반감됐다가 마이너리거들이 자국리그로 복귀하면서 회복세 중인 시점이라 충격파가 더 큰 모양이다. 대만 취재진들은 “야구에 대한 대만인들의 애정은 변함없이 높다. 안좋은일을 겪을 때에는 민심이 차갑게 돌아섰지만, 해외파들이 돌아오면서 인기를 회복하고 있다. 그래서 국제대회가 중요하다. 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국민들의 자부심도 높아진다. 대만 야구계는 관중들의 외면과 멸시를 받던 시기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얻기 시작한 신뢰가 깨질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들의 눈에는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KBO리그가 부러울 수밖에 없다. 대만까지 날아와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주는 팬들 덕분에 8강에 안착한 한국 대표팀의 실력이 더 좋아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선수들은 외친다. “팬들이 있어, 힘이 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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